국내 제약 바이오산업의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폐기물 관리 전략 제언: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통한 시사점 및 발전 방안
Waste Management Strategies to Achieve Circular Economy in Korean Pharmaceutical & Biotechnology Industry: Implications and Development Plans from Global Ca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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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목적
기업의 ESG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제약 바이오 사들은 ESG 공시표준에 맞춘 순환경제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주도로 ESG와 환경 관련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에 주력하는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의 대응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통해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이 순환경제 기반의 폐기물 관리 전략을 개선하여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방법
글로벌 10대 기업 및 폐기물 관리 리더 그룹과 국내 제약 바이오 사(유한양행, 한미약품, 셀트리온, SK 바이오 사이언스)의 폐기물 관리 및 순환경제 전략을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 가치사슬 관리, 판매 후 회수 정책 세 가지의 단계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결과 및 토의
글로벌 기업들은 플라스틱 감축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공시하고, 공급망까지 포함 하는 운송 과정의 솔루션을 도입하며, 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한 생산자 책임 원칙을 수립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국내사는 구체적인 목표와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거나 연관 이니셔티브 가입은 없었으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legislation, EPR)의 경우, 정부 규제의 부재로 관련 전략 수립이 미흡한 상황이다.
결론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선도 기업의 성과를 참고하여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체계 고도화, 패키징 소재의 전환, 이니셔티브 가입, 회수 프로그램 도입 등 전략을 수립하고 성과를 투명하게 공시함으로써 순환경제 목표를 달성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As the importance of ESG in industry increases, global pharmaceutical & biotechnology companies are actively adopting circular economy principles in alignment with ESG reporting standards. With stricter environmental regulations emerging in Europe and the U.S., it is necessary for Korean companies focusing on the CDMO (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to adapt to the changes. This research aims to provide suggestions for Korean companies to secure global competitiveness by improving their waste management strategy based on the circular economy through the case of global companies.
Methods
The waste management and circular economy strategies of the global top 10 companies, waste management leaders, and Korean pharmaceutical and biotech companies (Yuhan, Hanmi Pharm, Celltrion, SK Bioscience) were analyzed in three stages: plastic waste reduction, value chain management, and take-back policies.
Results and Discussion
Global companies were disclosing quantitative achievements in their plastic reduction strategies, introducing solutions in the transportation process that included supply chains, and establishing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legislation (EPR) policies for pharmaceuticals and medical devices. In contrast, Korean companies lack detailed goals and measurable outcomes in these areas, with limited participation in global initiatives and insufficient EPR strategies due to a lack of government regulation.
Conclusion
Korean pharmaceutical & biotech companies should establish strategies, such as upgrading plastic waste management systems, converting packaging materials, joining initiatives, and introducing take-back programs, with transparently disclosing their performance to achieve circular economic goals and strengthen their competitiveness in the global market.
1. 서 론
1.1. 연구 배경
기업의 퍼포먼스와 성과에서 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긍정적인 연관성이 입증되면서 ESG에 대한 기업들의 공시 움직임이 활발하다[1]. 글로벌 의약품 제조사들도 주요 ESG 공시표준에 기초하여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순차적인 대응을 시작하였다[2]. 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SASB)는 2022년 바이오파마 투자 ESG 소통 가이드(Biopharma Investor ESG Communications Guidance 4.0)을 발표하며 주요 글로벌 제약사를 위한 환경 영향, 기후변화 등의 환경 주제를 포함하는 12개의 우선순위 주제를 선정하여 발표하였다[3]. 국내에서도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KSSB)가 2024년 5월 공시기준 공개초안을 발표[4]하면서 법제화 전 기준에 대한 대비를 독려하고 있다.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는 생산-소비-폐기의 선형적 흐름 대신, 새롭게 투입되는 자원과 폐기되는 물질을 최소화하고, 순환이 극대화된 경제 체계를 말한다[5]. 제품과 재료의 유지, 재사용, 재창조, 재활용, 퇴비화 등의 전략을 통해 폐기물 및 오염을 제거하고 최고 가치의 제품 및 재료를 순환시키며, 자연을 재생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6]. 그 중에서도 제약 바이오 산업은 별도의 소독, 소각, 폐기 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의료폐기물 및 불용 처리된 폐의약품 등 폐기물 처리 시의 특수성이 존재한다. 제조과정에서의 폐용매, 세척과정에서의 폐수, 과잉 생산으로 인한 폐의약품, 바이오의약품 제조 시 사용하는 일회용(single-use) 플라스틱 등 전체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폐기물이 발생한다[7]. 잠재적인 환경 오염과 운영에서 발생하는 독성 배출을 고려하여 글로벌 평가기관인 MSCI는 생명공학, 제약 산업의 독성물질 배출과 폐기물 항목을 각각 10%, 9%의 높은 가중치를 두어 평가하고 있다[8].
1.2. 제약 바이오 업계의 ESG 현황
미국, 유럽 등 신약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빅파마(big pharma)들과 달리, 국내 제약 바이오 시장은 이들에게 수주를 받아 제조하는 CDMO 위주이다. 국내 바이오 산업의 해외 수출 규모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6%씩 증가하는 추세이며 치료용 항체 및 사이토카인제제, 바이오위탁생산 대행 서비스가 나란히 19.4%, 18.5%로 수출액 중 높은 구성비를 보인다[9].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의 확대와 함께 국내 시장도 나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10]. 특히 유럽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 2023년에는 전체 산업 중 EU 수출 상위 품목에 바이오의약품이 전년대비 4단계 상승하며 5위로 자리하였고, 지속적인 해외 허가 승인으로 주요 제약 바이오사 매출의 약 35~60% 이상이 유럽 시장에서 발생하였다[11]. 해외 및 EU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ESG 대응에 뒤처진다면 원료 및 완제의약품의 위탁생산 사업 위주의 국내 기업들은 수주와 수출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유럽과 미국의 주도로 ESG와 환경에 관한 글로벌 규제가 엄격해지고 있어 이에 국내 기업들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10년 이내에 탄소 중립 및 유의미한 폐수, 폐기물 저감 계획을 수립 중이며, 점차 공급망 내 업체들에 대한 적용이 시행될 전망이다. 현재는 주로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및 포장재와 관련된 활동 및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2].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 따르면 의료 분야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전체의료 폐기물의 약 50%를 차지하며 그 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12].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제약협회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Pharmaceutical Manufacturers and Association, IFPMA)은 의료 및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면서도 플라스틱 사용 저감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적절한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13]. 또한 EU는 생산자 책임재활용제도를 통해 제품 생애 주기에서의 관리를 의무화하였고, 플라스틱 포장 및 폐기물 지침과 규제를 포함하여 각종 이니셔티브와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14,15]. 그 밖에도 필리핀, 터키, 영국, 칠레 등의 나라에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에 대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13]. 이렇게 각국의 글로벌 제약사들은 폐기물 처리에 대한 규제적 대응을 위해 순환경제 개념을 도입하여 플라스틱 패키징과 일회용품을 최소화하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촉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은 기업 수주와 활발한 수출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생산 이면의 ESG 관리에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비교하여 미흡한 부분이 존재한다. 글로벌 상위 제약사들은 ESG 대응을 통해 MSCI 평가 기준 중 독성 배출 및 폐기물(toxic emissions & waste) 부문에서 leader 지표를 유지하였지만, 국내 기업들은 average 혹은 laggard에 머무르고 있다[7]. 또한 국내 전 산업 시가총액 250대 기업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업계의 공시율이 73.2%였던 것에 반해 제약 바이오 업종은 28개 사 중 14개 사(50%)에 그치면서 정보공개가 저조한 업종으로 분류됐다[16]. 미국과 유럽의 펀드 운용사와 투자자들은 소형 및 벤처 규모 제약 바이오 기업에 투자할 때에 ESG 문항을 고려해 실사를 하거나 계약 조건에 이를 포함시키고 있다. 공급망 실사가 법령상 의무화가 되면서 공급망에 위치한 국내 업체들에 대한 발주처의 압력이 늘어나고 있어 산업의 경제 구조상 글로벌 흐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실정이다[17].
1.3. 연구 목적
본 논문은 제약 바이오 산업에서 제조 과정부터 판매 후까지 전 과정에서의 폐기물 발생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도록 하고 순환경제 관점에서의 폐기물 관리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폐기물 이외에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폐기물 감축 및 재활용 개선이 가능한 의약품 제조 및 운송, 회수 전략에 집중하여 해외 사례를 통한 국내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의 비교 분석을 통해 제약회사에서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1) 의약품 및 의료 기기 제조 과정의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방안과 (2) 운송 등 가치사슬 내의 전략을 제시하고 (3) 제품에 대한 생산자 책임을 강조하여 제약회사에 특화된 순환경제 모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안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규제와 ESG 공시 흐름의 선제적 준비를 통해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 연구 대상 및 방법
2.1. 연구 대상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이 해외 수출 의존도가 높고 CDMO 등 사업상의 관계성이 깊으므로, 관련 국내외 기업군을 선정하여 비교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 대상은 해외 사례의 경우 시가총액(2023년 12월 31일, USD기준) 상위 10대 기업 중 세계 산업 분류 표준(Global Industry Classification Standard, GICS)상 제약 및 생명공학(pharmaceuticals & biotechnology)로 분류된 기업(Table 1)과 MSCI의 평가 기준 중 독성 배출 및 폐기물 관리 부문에서 선두(leader group)로 선정된 기업들을 전수 조사하였다[7,18]. 그 중 폐기물 처리 및 회수에 대한 자체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반영하였다.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 비교군으로는 상장공시시스템(Korea Investor’s Network for Disclosure system, KIND) [19]에 공시된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대(2023년 12월 31일 기준)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 기업 중 S&P Global [20], Sustainalytics [21], MSCI [18]에서 글로벌 평가 등급을 획득(2024년 9월 3일 기준)한 셀트리온, SK 바이오사이언스, 유한양행, 한미약품으로 선정하였다. 선정한 대상의 순환경제 및 폐기물 관리 전략 분석을 위해 해당 기업들의 공개 출처인 회사 홈페이지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2.2. 연구 방법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의 생산부터 판매 후까지 전과정에서의 폐기물 관리 및 대응 전략을 평가하고자 순환경제 관련 공시 지표 및 주요 ESG 공시표준을 분석해 정리하였다(Table 2). 글로벌 기업들은 ESG 공시표준을 토대로 산업에 맞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으며, GRI (Global Reporting Initiative), SASB 등의 비영리기구에서 발행하는 ESG 공시 표준과 WEF ((The World Economic Forum), TCFD (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등의 기관 및 이니셔티브에서 발표된 공시표준을 활용하고 있다[2]. 지표를 바탕으로 국내 대상 기업의 폐기물 관련 대응 현황을 평가하고 선정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현황과의 비교 분석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는 제조과정부터 판매 후까지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 대한 관리 개선 방안 제언을 목적으로 해당 과정을 총 3단계로 나누어 폐기물 관련 현황 및 공시 행태를 살펴보았다. 해당 내용은 선정한 기업의 공개 출처에서 ‘폐기물(waste)’, ‘플라스틱(plastic)’, ‘포장(packaging)’, ‘순환(circular)’, ‘회수(take-back)’ 및 확장하여 ‘녹색 화학(green chemistry)’, ‘공급사 관리(supplier management)’, ‘친환경 운송(green logistic)’의 키워드를 검색하여 발췌하였다.
우선 순환경제의 폐기물 저감 및 재활용 시장 내 시장규모와 성장성을 고려해 미래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는 폐플라스틱[5] 중 제약회사의 생산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의약품 포장재 등의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저감 및 재활용 방안이 마련되어 있는지 국내외 기업 간 비교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공급망을 통한 제품 운송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관련한 별도의 저감 정책 및 대응 방안이 있는지 분석하였다. 기업의 순환경제 전환을 위해서는 공급망의 재설계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며, 유통 과정 전반에 걸친 혁신적인 솔루션이 이를 촉진시킬 수 있다[28]. 이에 따라 국내 제약기업들의 공급망 단계에서의 폐기물 저감 및 재활용 방안을 분석하고 글로벌 제약 바이오 기업의 관련 현황을 비교하여 차후 국내 제약기업들의 공급망 구축 방향성을 파악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판매 후 유통 및 소비 후 발생하는 불용 재고 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한 수거를 통해 환경적 책임을 지는 수거(회수) 및 재활용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의 적용 여부를 확인하였다. 불용재고 의약품의 부적절한 폐기는 약품 잔여물의 형태로 수질 오염 및 각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를 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통한 자원 재사용, 재분배한다면 순환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29]. 이에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 이후 발생하는 불용재고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제품의 회수 및 관리 등의 정량적 성과와 구조적 솔루션 제시 여부를 분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플라스틱 관리 전략
제약 바이오 산업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는 환경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는 탄소 배출 감소와 자원 효율성 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에 이를 관리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MSCI 가이드라인[30]에 따라 법적 의무가 없더라도 재활용과 포장재 순환 관련 전략을 수립하는 국내외 제약 바이오 기업군의 플라스틱 관련 전략을 평가하였다(Table 3). 글로벌 제약사들은 생애 주기 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와 같은 기법을 활용하여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폐기물 관리 전략을 최적화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존의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할 수 있는 생물 기반 소재나 재활용 재료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관련 이니셔티브 가입 등을 통해 세부적인 플라스틱 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플라스틱 포장재는 제약 산업에서 발생하는 주요 폐기물 중 하나로, 이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 기반 소재(bio-based materials)와 재활용 가능 포장재를 도입하고 있으며, 생분해성 포장재와 단일 구조 소재(모노 재료)의 활용을 통해 포장재의 복잡성을 줄이고 재활용을 통해 처리 효율성을 높여 순환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CiPPPA (Circularity in Primary Pharmaceutical Packaging Accelerator, 1차 의약품 포장 순환 촉진 프로그램)와 같은 이니셔티브는 GlaxoSmithKline, Novartis, Roche 등 제약사들이 포장재의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 순환 경제를 강화하며, 주요 제약사들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32].
이러한 포장재 개선 외에도, 글로벌 제약사들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감축하기 위해 넓은 범위의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Pfizer, Merck, Eli Lilly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은 제조 공정에서의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용매 등 폐기물을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녹색 화학 원칙을 도입하였다. 지속가능한 제조 공정 개발을 통해 폐기물 처리 효율성 극대화, 자원 사용량 감축 등의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며 혁신적인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Table 3).
Eli Lilly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의 100%를 새로운 용도로 재탄생시키는 목표를 수립하였으며, 이 중 90% 이상을 재활용 또는 재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언급하였다. 이에 2021년 플라스틱 폐기물 측정 프로세스를 개발하여 정량적, 정성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량을 정확하게 자체 측정하고 있다. 또한, 연간 3,300톤의 플라스틱을 협력업체에 제공하여 재활용하고 있으며, 재활용한 플라스틱은 가구와 카펫으로 바뀌어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포장재의 플라스틱 사용을 감축하기 위해 재생가능 원료 및 바이오 기반 재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협력업체와 연구하여 2차 포장재에 재활용된 원료를 사용하는 것을 개발하고 있다[33].
Johnson & Johnson에서는 섬유 기반 포장재를 자체 개발하여 포장재의 순환경제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Ethicon 브랜드를 통해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하는 섬유 기반 포장재를 도입하였으며 2023년까지 30%의 포장재를 섬유 기반으로 제작하여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였다. 또한,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새로운 Ethicon 키트를 출시하여 포장 무게를 38% 줄이고, 포장 구성 요소를 50% 줄였다. Johnson & Johnson은 2030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하거나 재생 가능하게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와 함께, 수술 기기를 재활용하기 위해 일회용 수술 기기의 특정 금속 및 플라스틱 구성 요소를 재활용할 수 있게 하였으며, 수술 기기 재활용 프로젝트는 유럽과 뉴질랜드 등 11개국으로 확대하여 실행하고 있다[34].
Novartis와 GSK는 포장재의 PVC (polyvinyl chloride)의 사용 중단과 2030 플라스틱 중립 선언 달성을 위한 단계적 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Novartis는 PVC 사용을 2025년까지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으며, 2023년 기준 PVC 사용량을 78% 제거하는 성과를 보였다. 또한, 2030 플라스틱 중립 선언을 발표함에 따라, 패키징과 의료 장비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감축하고 각 사업장에서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가고 있다[31]. GSK는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고, 운영 폐기물(operational waste)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2023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100%의 생산 시설에서 PVC가 제거된 2차 및 3차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중요한 단계로 평가받고 있다[35].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 중 플라스틱 제로화 선언이나 감축의 정량 목표는 확인이 어려우나 일부 기업의 제조 공정과 패키징 위주로 전략 수립의 유무를 확인하였다. 유한양행은 162개 품목에 플라스틱 용기와 동일 라벨 재질을 적용하여 분리 수거 용이성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2020년부터 연구소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플라스틱 피펫 팁 박스와 아이스팩에 대하여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여 수거한 팁 박스 수거량에 대한 정량적인 성과를 공시하였다[36]. 셀트리온의 경우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위해 블리스터 포장(blister packaging) 시 사용되는 일반 플라스틱 원료를 친환경 원료로 변경하여 생산하고, PCR (Post-Consumer Recycled) 원료를 20~30% 포함하며, PVC 소재를 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로 전환하는 전략을 수립하였다. 또한 협력사와 논의하여 바이오의약품의 2차 포장재(플라스틱 디바이더, 카톤 등)에 대한 친환경 인증 자재를 도입하는 등 플라스틱의 순환경제를 달성하려는 노력을 확인하였다[37]. 반면, 한미약품은 팔탄사업장에서 폐플라스틱을 파쇄/분쇄 후 원료화 한다는 언급[38] 외에는 플라스틱 관련 내용이 부재하였으며, SK 바이오사이언스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플라스틱 관리 전략을 언급하지 않았다(Table 3) [39].
제약 업계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단기간에 줄이거나 대체하는 것은 의료 제품의 특수성으로 인해 여러 규제와 안전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의 경우,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하는 데 있어 안정성 평가와 적합성 검증이 필수적이므로, 1차 포장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것은 매우 까다롭다. IFPMA도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여, 의료 제품에 대해 안전하거나 기술적으로 실행 가능한 대안이 없는 경우, 플라스틱 사용의 점진적 감소를 목표로 한 규제의 유연한 적용을 지지하고 있다[40]. 이에 제약 바이오 사들은 의약품의 2차 포장이나 의약품 외 포장재에 재활용 가능 소재를 적용하는 등, 가능한 영역에서 ESG 실천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 바이오 사들은 포장재 재활용성 강화, 생물 기반 소재 연구 개발, 그리고 공급망 전반의 폐기물 관리 시스템 최적화 등 구체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 중 셀트리온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재활용 원료 사용 및 PVC를 PET로 전환하는 등 유사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글로벌 선두 기업에 비해 정량적인 성과를 공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37]. 국내 기업들 역시 플라스틱 중립을 위한 감축 목표 년도를 설정하고, 이에 따라 연간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단계적인 전략의 수립과 성과 전환이 필요하다. 향후 글로벌 사들의 선진 사례를 참고하여 포장재 관리와 순환 경제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3.2. 가치 사슬 속 순환경제
공급망으로 확장된 순환경제 달성을 위해 해외 기업들은 이니셔티브 가입을 통해 가치사슬 속 다각화된 정책을 공유하였다(Table 4). 글로벌 상위 10개 제약 바이오 기업 모두 PSCI (Pharmaceutical Supply Chain Initiative) 가입을 통해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안전, 환경, 사회적 결과에 대한 우수한 비전 및 실천을 공유하고 있었다. 글로벌 제약 바이오 기업 중 AbbVie, AstraZeneca, Johnson & Johnson, Eli Lilly, Merck KGaA, Novartis, Novo Nordisk, Pfizer, Roche의 9개 사가 정회원으로 가입해있으며, Amgen은 3년 이내 정회원으로 전환해야하는 준회원이다. 하지만, 국내 대상 기업 중에는 해당 이니셔티브 가입 사항을 확인할 수 없었다[41].
Eli Lilly는 가치 사슬 내에서 순환성 기반 전략이 미치는 목표를 수립하고 저탄소 재료 및 재활용 옵션을 위한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EndeavAir™ 프로젝트를 통해 항공 및 해상 운송 시 사용되는 포장재의 지속 가능성을 개선하고 기존의 일회용 단열 패키지 대신 재사용 가능한 배송 컨테이너를 일본과 스페인에 도입했다. 또한 매년 물류 과정에서 사용 후 폐기되던 수천 개의 데이터 로거(data logger)를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33].
Merck KGaA는 지속 가능한 포장 및 운송 시스템 구축을 위해 플라스틱 대체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는 화학물질과 온도 조절 제품을 운송할 때 확장 폴리스티렌(expandable polystyrene, EPS)을 사용했으나, 이는 재활용이 어려운 석유 기반 재료로 수백 년 동안 분해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Merck KGaA는 EPS를 셀룰로오스와 재활용 종이 펄프로 만든 성형 부품으로 대체하여 연간 약 300만 개의 EPS 부품을 줄였다. 또한, 2023년에는 미국 유통 센터에서 친환경 냉각기를 시험 도입했으며, 이 제품은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만들어져 재활용 인증을 받았다. Merck KGaA는 2024년에 미국 주요 유통 센터로 친환경 냉각기를 확대 도입하고, 유럽에서도 습식 및 건식 아이스 운송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42].
Johnson & Johnson도 반송 가능하고 재사용 가능한 콜드체인 배송 포장과 같은 순환 배송 시스템을 활용하여 제품 보호와 포장 폐기물 감축 달성을 위한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성과나 정량적인 목표는 확인할 수 없었다[43]. Merck & Co.도 구체적인 성과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EPS (Eco-Pharmaco-Stewardship), GCIPR (GCI Pharmaceutical Roundtable) 등 복수의 이니셔티브 가입을 통해 포장 속 우려 물질 제거 및 용매 회수 재사용을 실시하고, 제품 유통 과정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운송을 포함하였다[44].
국내 기업 중에서는 한미약품과 SK 바이오사이언스가 가치 사슬 속 협력사들에게 환경경영과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거나 인식을 고취시키겠다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그러나 수출 시 운송 과정에서의 솔루션이나 가치 사슬에 관련된 이니셔티브의 가입에 대한 본문은 없었다.
글로벌 기업들도 가치 사슬 내 순환경제 전략 실천과 폐기물 집계에 대해서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대신 운송 과정에서 재활용 솔루션을 도입하는 전략을 도모하고 이니셔티브 가입을 통해 공급망 관리에 대한 책임을 피력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글로벌 제약 바이오 기업의 가치사슬 속에 관여되는 경우가 많아, 고객사의 요구에 대응하는 솔루션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이니셔티브 가입은 공시의 질과 대외적인 신뢰도에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니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공급망 관련 이니셔티브 가입을 목표로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과 실행을 고려해야 한다[45].
3.3. 의료 기기 및 불용 의약품 회수(take back) 시스템
SASB는 제약 및 바이오 분야의 의약품 안전성과 관련하여 회수, 재사용 및 폐기에 대한 양적 공시를 권고하고 있다(Table 2). 이는 유통기한이 경과하거나 불필요 및 과생산된 미사용 제품에 대하여 최종 소비자 또는 의료 시설로부터 회수 후 재분배 혹은 폐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제품 생산자에게 해당 제품의 폐기물에 대해 일부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고, 그것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생산자에게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 이상의 부과금을 부과하는 제도이다[46].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에서 생산자는 제품 수명 주기 전반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수거 및 복구에 대한 강제성 있는 책임을 가지며, 이때 플라스틱과 같은 물질 단위가 아닌 특정한 제품군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특징을 지닌다. 2022년 유럽위원회는 의약 폐기물이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의 주범임을 밝혔고 이에 따라 2024년 4월 도시 폐수 처리 지침(Urban Wastewater Treatment Directive) 보고서 내 제약산업 생산자에게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에 따른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에 회원국 내 제약회사로 하여금 2026년 하반기, 2027년 상반기 내에 시장에 내놓는 의약품의 연간 양과 유해성 및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에 해당되는 내용을 공시하도록 요구될 전망이다[47]. 글로벌 기업들은 SASB 가이드라인에 따라 폐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한 자체적인 이니셔티브와 스튜어드십을 운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Table 5).
3.3.1. 의료 기기 회수 시스템
의료 기기 회수 프로그램은 제약사들이 환경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추진하는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주사기, 인슐린펜, 주사 인젝터 등과 같은 일회용 플라스틱 의료 기기의 폐기물 관리를 목표로 한다. 해당 의료 기기는 일반 폐기물로 처리될 수 없는 의료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은 폐기물 감축과 자원 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회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으며, 환자들이 사용한 의료 기기를 체계적으로 수거하고, 이를 재활용하거나 적절히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회수 프로그램은 의료 기기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순환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Novo Nordisk는 의료용 주사 기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한 플라스틱 사용량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는 ‘reduce-change-avoid(감축-변경-회피)’의 삼중 접근 방식을 채택하였다. 활동의 일환으로 Novo Nordisk는 2023년 세계 최초로 주사기기 회수 프로그램을 도입하였고 Eli Lilly, Sanofi, Merck & Co.등과 함께 이니셔티브를 구축하여 의료용 주사기 재활용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회수된 주사기 펜은 재활용 파트너에게 운송되어 분쇄 후 다양한 재료로 분리된 후 새로운 용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며 현재 ReMed™ 프로그램은 브라질, 프랑스, 일본, 영국, 덴마크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48]. 네 회사는 덴마크에서 첫 12개월 내에 배포한 펜의 25%를 재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bbVie는 주 및 지역 법규를 준수하여 가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의약품과 사용한 주사바늘을 안전하게 수거하고 적절히 폐기할 수 있는 회수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예를 들어, AbbVie는 2007년부터 미국에서 HUMIRA® 주사바늘 회수 프로그램(Sharps Mail-back Program)을 운영하여 환자들에게 주사 바늘 용기를 제공하여 HUMIRA® 주사 후 바늘을 우편을 통해 무료로 반환하여 안전하게 폐기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였다. 독일에서는 SKYRIZI를 사용하는 크론병 환자들이 사용한 착용형 주사기를 AbbVie에 반환하여 안전하게 폐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환자 자료를 통해 제품 포장재 중 어떤 요소가 지역의 환경 및 폐기물 처리 규정에 따라 재활용될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49].
Sanofi는 의료 기기 회수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된 당뇨 주사펜의 회수 및 재활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4년 7월 기준으로, Sanofi는 프랑스, 아르헨티나, 독일, 영국 및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랑스에서는 Recypen 프로그램을 통해 Eli Lilly와 Dastri와 협력하여 4개 지역의 약국을 통해 주사 기기를 수거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와 독일에서도 성공적인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된 SoloStar 인슐린 펜을 회수했다. 영국에서는 RePen 시스템을 통해 환자들이 사용한 펜을 우편으로 반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환자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플라스틱, 유리, 금속으로 구성된 의료 기기들이 폐기물로 끝나는 것을 방지하고, 자원을 재활용하는 순환 경제의 실현에 기여하고 있으며 향후 더 많은 지역으로 프로그램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50].
3.3.2. 불용 의약품에 대한 책임
미국과 유럽의 제약사들은 불용 의약품의 회수 및 처리에 대해 제약사가 직접적인 책임을 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의 일환으로서 불용 의약품의 환경적 위험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회수 및 처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은 EPR 규제에서 의약품 사용 이후 발생하는 폐기물의 처리 주체를 제약사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마약단속국(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DEA)가 주관하는 회수 프로그램(national prescription drug take back days)은 제약사와 정부가 협력하여 불용 의약품의 체계적 회수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2023년에는 4월과 10월 두 차례의 캠페인을 통해 전국 4,600개 이상의 장소에서 120만 파운드 이상의 불필요한 의약품을 회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51]. 또한 EU 중 프랑스는 법적으로 제약사가 폐의약품 회수와 처리를 책임지도록 규제하고, 약국과 연계하여 무상으로 수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52]. 이러한 회수 프로그램은 불용 의약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약물 남용을 방지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Roche는 폐기물 관리 및 순환경제에 대한 자체 보고서에서 사용되지 않은 제약품에 대한 부적절한 처분을 방지하고자 회수 프로그램을 이행하며 자체적인 폐기물 저감 이니셔티브를 따르고 있다. Roche는 경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을 예방하고자 자체적인 가이드라인과 지침사항을 만들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제품 스튜어드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의 일환인 “Take-Back” 프로그램은 미사용 제약 물품, 주사기 및 기타 의료용 기구에 대해 제품 수명 만료 시점까지 책임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폐기물 처리와 관련해 공급망 속에서 발생하는 불용의약품 및 기한이 지난 제품에 대해서 소매업자 및 기타 공급망 단계에서의 관련 주체로부터 회수하여 소각하는 것이 이상적임을 밝히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불용폐기물의 부적절한 처분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제품수명 만료까지 책임을 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53].
Pfizer는 불용 의약품 관리와 회수에 있어 다양한 글로벌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환경 보호와 약물 남용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에서 제약 제품 관리 작업 그룹(Pharmaceutical Product Stewardship Work Group, PPSWG)에 가입하고 유럽에서는 의약품 폐기 프로그램(MEDs Disposal)에 참여하여 불용의약품의 회수 및 폐기를 지원하고 있다[54]. 또한 MED-Project를 통해 지역 사회와 정부 기관이 협력하여 미사용 의약품의 안전한 폐기 절차를 운영하도록 지원하여 환경 보호와 약물 남용 방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법 집행 기관이 주도하는 자발적 지역 사회 수거 프로그램을 후원하여, 주민들이 안전하게 미사용 약물을 반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와 함께, 환자와 가족들에게 올바른 약물 처리 및 안전한 보관 방법을 교육하여 약물 오남용을 예방하고, 보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Pfizer는 미사용 약물과 관련된 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 옹호 단체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미사용 약물이 야기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55].
Eli Lilly는 환경 부문의 지속가능성 전략의 우선순위에 제품 책임주의를 제시하였고, 환경에 있어서의 잠재적인 제약 폐기물의 부정적 효과를 고려하여 비용효율과 환경 보호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제품 생애 주기 전반의 폐기물 관리에 대해 언급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Pfizer와 마찬가지로, PPSWG에 가입하여 주 차원 및 가정에서 발생하는 불용의약품 및 제약품목에 대한 회수 법규를 따르고 있다[56].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이러한 회수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유한양행은 전문의약품에 ‘일련번호 시스템(serialization system)’을 적용하고 의약품의 공급정보를 당국 관계기관에 보고하고 있다[36]. 한미약품, 셀트리온, SK 바이오사이언스는 제품 안전성과 직결되는 제품 리콜 건수에 대한 공시만이 확인되었다[37-39]. 국내 기업의 의약품 책임 관련 공통점은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 및 위해성 저감을 위해 폐기까지의 독립적인 약물 감시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폐기물 위탁처리나 의약품 안전성 문제로 인한 리콜 처리 외에 제품의 생애주기 끝단에서 발생하는 유통기한 경과 및 과잉 생산된 불용의약품에 대한 별도의 책임 사항은 확인할 수 없었다.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제약 바이오 사에 비하여 미비한 회수 정책을 보이는 것은 생산자책임원칙 규제의 부재가 주요하게 작용하였다. 국내의 경우 법적으로 불용재고를 제약사가 반품해야 한다는 규제는 없으나 약사회가 불용재고 의약품 반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약사를 등급화하며 대응을 시작하였다[57]. 국내 기업의 경우 반품 서비스 지원 여부 및 폐의약품 처리 방안은 공개 출처에서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나, 이후 주요 고객인 약사회와 글로벌 빅파마들이 서비스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바, 회수 및 폐기에 대한 새로운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공시와 함께, 불용의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제고 역시 필요하다. 의약품을 구입한 후 남은 약의 처리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57%의 응답자가 종량제 봉투에 버린다고 답변하였다[58]. 잘못된 폐의약품 처리로 인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줄이기 위해 적절한 폐의약품 처리의 필요성과 올바른 처리 방법을 알려 인식변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제약사 차원에서 ESG 경영의 일환으로 약의 포장용기에 올바른 처리 규정을 안내하거나, 수거용 봉투를 함께 제공한다면 인식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 규제의 도입을 통해 폐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의약품 일련번호제도가 의무화되고, 전 단계에서 의약품 유통단위에 고유번호를 부착하여 이력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59]. 이는 의약품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위한 단순 정보 수집을 넘어 폐의약품의 모니터링과 불용재고 파악으로 정보 사용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 제도와 생산자책임제도를 결합한 행정적인 규제 도입을 통해 기업이 기존의 행정 절차로 폐의약품 회수까지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3.4. 시사점 및 제언
본 연구를 통해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이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폐기물 관리 체계의 고도화와 공시의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처럼 정량적 목표를 수립하고 이에 따른 성과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제약사도 자체적인 플라스틱 폐기물 측정 프로세스를 도입해, 연간 발생량과 재활용 비율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공개함으로써 성과를 관리해야 한다. 또한 자원순환 성과의 일환으로 플라스틱 및 공급망 관련 이니셔티브에 가입하여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
둘째, 재활용 및 바이오 기반 소재 도입과 같은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은 협력사와의 논의를 통해 생분해성 및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개발하고, 공급망 내에서 지속 가능한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포장재의 순환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 기업도 바이오 기반 소재와 친환경 인증 자재를 도입하고, 공동 연구 등의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공급망 단계에서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셋째, 불용 의약품 및 의료기기 회수에 대한 책임성 강화가 필요하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은 PPSWG와 같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참여하여 불용 의약품 회수 및 처리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불용 의약품 회수 및 처리를 위한 규제적 대응 방안을 도입하고, 환자 및 약국 단위에서의 불용 의약품 회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불필요한 의약품이 폐기물로 남지 않도록 하며, 의약품 유동을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순환 경제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국가적으로도 의약품 일련번호제도 등을 활용하여 생산자책임확대에 관한 시스템적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넷째, 단기 및 중장기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플라스틱 포장재 감축에 집중하여 친환경 패키징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이는 비교적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로 친환경 포장재 개발, 재활용 가능한 소재 도입, 포장 디자인 개선 등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줄일 수 있다. 해외 기업들도 초기에는 패키징 개선을 중심으로 시작하여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량적인 목표와 일관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포괄적인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1차원적인 용기 관련 전략 마련 및 이행에 그치고 있지만,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의료 기기와 불용 의약품의 회수 프로그램 등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종합적인 전략을 도입하여 폐기물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자원 순환을 촉진해야 한다. 또한, 재활용 및 바이오 기반 소재 도입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공시의 투명성 및 일관성을 확보하여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공급망 단계에서의 플라스틱 순환 경제 실현과 글로벌 규제 및 시장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의 제품 생산, 공급망, 폐기 및 회수까지의 전 주기에서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비교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국내 기업들은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 공급망 관리, 불용 의약품 회수 등에 있어서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정량적 목표 설정과 투명한 성과 공시를 통해 폐기물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활용 및 바이오 기반 소재 도입을 위한 협력 강화, 불용 의약품 및 의료기기 회수 프로그램 도입 등을 추진해야 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의 폐기물 관리와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법적 규제 도입의 효과, 소비자 인식 개선 방안, 공급망 전반의 협력 모델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의 공시가 본격화된 지 아직 3개년(2018부터 발간 한미약품 제외)에 불과하고 글로벌 평가 등급을 획득하기 시작한 단계이므로 장기적인 개선 사항과 등급 변화 추이를 통한 지속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순환경제 시대로의 전환은 제조와 판매를 마쳤다고 완료되는 것이 아닌, 전 과정에서 상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서비스 제공을 의무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전략과 성과 공개를 통해 폐기물 관리와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혁신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환경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제약 및 바이오 시장의 성장과 함께 요구되는 기업의 환경적 책임 이행의 일환으로,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국내외 기업들의 전략 수립 방향에 대해 논의하였다. 본 연구의 기업 선정과 세부 평가 내용은 기업의 지원 없이 고려대학교 ESG 연구원이 주관하여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융복합 연구 공모전을 통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결정하고 중립적으로 수행한 결과물이다. 또한 본 연구는 2021년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일부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기초연구 사업이다 (NRF-2021R1A6A10045235). 또한 본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재원으로 지원을 받아 수행된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의 연구결과이다.
Notes
Declaration of Competing Interest
The authors declare that they have no known competing financial interests or personal relationships that could have appeared to influence the work reported in this 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