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기술, 교육, 정책 방법론을 이용한 환경사회문제 인식 및 해결 방안
Environmental Blindspots: Identification and Mitigation using Technologies, Education, and Poli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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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목적
환경블라인드스팟(Environmental Blindspots)은 다양한 환경오염 및 기후문제 중에서도 기업의 이익, 소비자 선호, 정부의 규제 등으로 인하여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해결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유형의 사회문제로 새롭게 정의하였다. 현재 및 미래세대의 복지에 미칠 막대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환경블라인드스팟 특성을 가진 다양한 환경 사회문제들(미세플라스틱, 환경호르몬 등과 같은 미세유해물질)은 사회공동체의 의사결정에 있어 주요 고려요인이 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지 못하므로 해당 문제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재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시민들은 친환경적 선택지의 부재,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문제라는 인식으로 인한 무력감,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에 관한 지식 부족 등으로 인해 환경가치를 우선시 하지 않는 선택들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미필적 고의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환경블라인드스팟은 시민, 기업, 정부로 이루어진 사회공동체가 집합적으로 겪는 문제이므로 이에 대한 해결책 또한 집합적 사고를 통해 도출하여야 하며, 이러한 시도를 본 총설에 담고자 노력하였다.
방법
본 총설에서는 앞서 제시한 환경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융합연구 방법론 개발을 위하여 융합선도연구센터의 환경공학 및 사회과학 분야 공동연구원 10인이 각 분야별 전문성을 살려 문헌조사 결과를 기술하였으며 (1) 환경블라인드스팟 연구센터의 연구대상인 미세유해물질, 즉 (미세)플라스틱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의 환경적 거동 및 독성, 분포 및 규제 현황 등을 보고하고 (2) 관련 처리 기술을 정리하였다. 이후 (3)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사회문제의 사회구조적 원인 및 다양한 해결 방법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결과 및 토의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업의 책임 있는 생산과 시민 환경의식 향상이 수반되어야 하며, 이를 공적영역에서 제도화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시민-기업-정부의 구조적 역할을 이해하고 윤리적 소비자의 문제 인식 및 적극적인 참여, 공중 캠페인과 교육, 기업의 친환경 신기술 개발 유인을 위한 실효성있는 정부의 환경정책이 필요하다.
결론
본 총설에서는 환경사회문제의 하나인 환경블라인드스팟 문제를 최초로,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주체간 효과적인 소통 및 협력 체계를 마련하여 환경블라인드스팟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이러한 사회 현안 해결 능력을 학문 후속 세대에게 전파하고자 한다.
Trans Abstract
Objectives
“Environmental Blindspots” are newly defined as a type of social problem within the realm of various environmental pollution and climate issues, wherein they are pushed down in priority due to factors such as corporate profit, consumer preferences, and government regulations, consequently remaining unresolved. This ultimately leads citizens to experience a sense of guilt. Despite the significant influence they wield on the welfare of current and future generations, various environmental social issues characterized by environmental blindspots (such as micro-hazardous substances like microplastics and environmental hormones) fail to become major considerations in societal decision-making. Consequently, they are not actively discussed within the social community. This absence of social consensus on these issues reflects the current situation. As a result, citizens repeatedly make choices that do not prioritize environmental values due to a perception of powerlessness stemming from the absence of environmentally friendly options, the belief that the issue is too immense to tackle individually, and lack of knowledge about specific actions to take for environmental problem-solving, among other factors. In this process, they experience involuntary and deliberate emotions of guilt. Since environmental blindspots are issues collectively experienced by the societal community comprising citizens, businesses, and government, solutions must also be derived collectively through collective thinking. This review has endeavored to incorporate such efforts.
Methods
In this review, to develop a more effective interdisciplinary research methodology for addressing the previously mentioned environmental social issues, ten interdisciplinary researchers from the Environmental Engineering and Social Sciences fields at the center for convergence research (SEBIS) collaborated, leveraging their respective expertise to document literature survey results. Firstly, they reported on the environmental behavior, toxicity, distribution, and regulatory status of micro-hazardous substances, namely (micro)plastics and volatile organic compounds, which are the research subjects of the Environmental Blindspot Research Center. Secondly, they compiled relevant treatment technologies. Subsequently, they described the socio-structural causes of environmental blindspots and various solutions to environmental social issues through social science methodologies.
Results and Discussion
To address the environmental blindspots, a key environmental social issue, it is necessary to advance various environmental technologies alongside responsible production by businesses and the enhancement of citizen environmental awareness. It is crucial for the government to institutionalize policies in the public domain to achieve this. Understanding the structural roles of citizens, businesses, and government is essential. It requires ethical consumer awareness and active participation, public campaigns and education, as well as effective government environmental policies to incentivize environmental friendly technological innovations by companies.
Conclusion
In this review, the issue of environmental blindspots as an environmental social issue is being addressed comprehensively for the first time. Through this, we aim to establish an effective communication and cooperation system among social entities to explore solutions to environmental blindspots, and to propagate this ability to address social issues to future academic generations.
1. 서 론
1.1. 환경사회문제로서의 환경블라인드스팟 및 본 총설의 방향성
환경블라인드스팟(Environmental Blindspots)은 다양한 환경오염 및 기후문제 중에서도 기업의 이익, 소비자 선호, 정부의 규제 등으로 인하여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해결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유형의 사회문제로 새롭게 정의하였다. 예를 들어 1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등과 같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지만 기업의 이익(배송 효율 또는 제품 기능성 향상), 소비자 선호(위생 또는 편의성) 및 관련 규제제도의 한계점(제도적 기반 미비 또는 경직성)으로 인해 시민, 기업, 정부의 의사결정에 있어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환경 문제들을 의미한다(Fig. 1).
현재 및 미래세대의 복지에 미칠 막대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환경블라인드스팟 특성을 가진 다양한 환경 사회문제들(미세플라스틱, 환경호르몬 등과 같은 미세유해물질)은 사회공동체의 의사결정에 있어 주요 고려요인이 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지 못하므로 해당 문제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재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시민들은 친환경적 선택지의 부재,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문제라는 인식으로 인한 무력감,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에 관한 지식 부족 등으로 인해 환경가치를 우선시 하지 않는 선택들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미필적 고의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환경블라인드스팟은 시민, 기업, 정부로 이루어진 사회공동체가 집합적으로 겪는 문제이므로 이에 대한 해결책 또한 집합적 사고를 통해 도출하여야 하며, 이러한 시도를 본 총설에 담고자 노력하였다.
1.2. 환경 및 기후 문제 해결의 필요성
환경블라인드스팟은 심각한 사회문제로서, 포스트코로나 시대 1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급격한 증가 및 수도권매립지 연한 만료(2025년) 등이 불거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미세먼지, 악취 등 신종 유해물질에 대한 시민들의 두려움과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환경호르몬, 미세플라스틱, 휘발성유해물질①(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 등과 같이 시민 안전 및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세유해물질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본 총설에서는 환경블라인드스팟의 우선 연구대상으로서 미세유해물질(미세플라스틱과 휘발성유해물질 등)을 선정하였다.
1.3. 대한민국 환경관리 정책 체계와의 연관성
현재 우리나라의 환경/기후 정책의 수립, 시행 과정은 사회구성원(주로 시민)이 문제를 인식하고 불안해하면, 정부에서 이를 파악하여 비슷한 외국사례를 검토하여 해결방안을 검토하고, 전문가(주로 과학/공학 분야) 자문을 받아 결정하는 방식을 주로 따르는 상황이다(Fig. 2).
이러한 기존 방식의 한계점은, (1) 외국 사례의 재생산 또는 하향식 (Top-Down) 정책 결정으로 인해 과학기술 연구가 실제 정책에 활용되지 못하고 (2) 시민, 기업 등 사회공동체 구성원들의 이해도 및 수용성을 고려하지 못한 도입으로 인해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 결과, 과학 기술의 고립화, 환경/기후 문제 해결의 속도와 실효성 저하를 가져왔으며, 더불어 환경/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신뢰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더불어, 기존 소비자 대상의 환경 캠페인들은 소비자 개인에게 모든 환경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형태로 전개되며, 대체로 소비자의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으로 효과를 기대한다(Individual responsibility 또는 isolated impact). 공동체적 의식 및 사회적 책임감이 강하거나 환경보호에 대한 개인적 신념이 강한 일부 소비자들은 환경위기 해결에 동참하는 경향이 확인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경우, 환경위기 해결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실제 행동 사이의 괴리는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많게는 약 40%에 이를 만큼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1-3]. 따라서 소비자 개인 수준에서의 행동 변화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정책, 기업 및 조직 등의 변화와 함께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통해 집단적인 효능감(collective impact)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환경정책 및 규제 수립에 있어 사회 합의를 기반으로 비용, 소비 행동 및 윤리의식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부분에서의 영향 분석 및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 과정에서 시민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홍보를 통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정부, 기업, 시민이 더 나은 미래 환경의 수혜자이자 사회구성원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출 수 있다.
본 총설에서는 앞서 제시한 환경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융합연구 방법론 개발을 위하여 (1) 미세플라스틱과 휘발성유해물질의 환경오염 특징 및 환경 처리 기술을 종합 정리하고 (2)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정리하였다. 이를 통해 사회주체간 효과적인 소통 및 협력 체계를 마련하여 환경블라인드스팟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이러한 사회 현안 해결 능력을 학문 후속 세대에게 전파하고자 한다.
2. 미세유해물질 환경오염 특징
2.1. 폐플라스틱 유래 미세유해물질
2.1.1. 미세유해물질의 종류
환경으로 배출된 폐플라스틱의 풍화는 대형플라스틱(지름 >20 mm), 중형플라스틱(지름이 5-20 mm), 미세플라스틱(지름이 <5 mm) 및 나노플라스틱(지름이 1 µm에서 1 nm)과 같은 다양한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를 생성한다. 이러한 플라스틱 입자, 특히,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은 환경 중 오염물질로 취급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플라스틱 종류가 생산되거나 사용되고 있어, 환경 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미세플라스틱뿐 아니라 다양한 크기, 색, 형태 등 특성이 다른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주요 구성 중합체에 따라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염화폴리비닐(polyvinyl chloride, PVC), 폴리스티렌(polystyrene, PS) 등의 다양한 플라스틱이 존재한다. 또한, 환경 중에서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이 섬유질 형태, 파편 형태, 입자 형태, 필름 형태 등 다양한 형태로 검출되고 있다[4].
플라스틱 제품은 한 종류 이상의 중합체와 다양한 첨가제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 복합체로, 플라스틱에 함유된 첨가제에는 난연제, 가소제, 항생제, 안정화제(빛, 열), 색소 등의 물질이 있다[5-7]. 이러한 첨가제는 플라스틱의 성능, 기능 및 노화 특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유럽화학물질청(European Chemical Association 또는 ECHA)에서는 플라스틱 가소제로 사용되는 400종 이상의 물질들의 특성을 정리한 바 있다[7]. 환경으로 유입된 폐플라스틱의 풍화 과정 중 플라스틱 입자뿐 아니라 플라스틱에 함유된 다양한 화학물질이 환경으로 배출될 수 있다[5,7].
기존 연구에서는 PE, PVC,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또는 PET) 등 다양한 플라스틱에서 비스페놀 A(bisphenol A 또는 BPA), di-2-ethylhexyl phthalate(DEHP), dibutyl phthalate(DBP), diethyl phthalate (DEP), di-2-methoxyethyl phthalate, butyl benzyl phthalate 등의 다양한 가소제 물질이 침출되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7]. 침출액 중 흔히 검출되는 물질을 크게 프탈레이트류 물질과 비스페놀류 물질로 나눠볼 수 있다. 특히, 프탈레이트류 물질은 플라스틱 가소제 판매량의 5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흔히 사용되는 플라스틱 가소제로 내분비계 교란물질(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또는 EDC)로 알려져 있다[7-9]. 여러 프탈레이트류 물질 중에서도 DEHP는 가장 흔히 사용되는 가소제로 발암, 기형발생 및 돌연변이 유발 특성을 가지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이다[10]. 뿐만 아니라 안정화제로 사용되는 비스페놀 A나 열 안정화제로 사용되는 카드뮴 화합물 또는 노닐페놀과 같은 물질도 배출될 수 있다[6]. 비스페놀 A와 노닐페놀도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알려져 있다[7]. 비스페놀류 물질은 주로 폴리카보네에트 플라스틱과 에폭시 레진 생산에 사용되고[11,12],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과 에폭시 레진에서 배출되는 비스페놀 A는 각각 비스페놀 A 배출의 65%와 30%를 차지한다[11]. 비스페놀류 물질에는 비스페놀류 물질을 대표하는 비스페놀 A뿐 아니라 이를 대체하기 위한 비스페놀 B(bisphenol B 또는 BPB), 비스페놀 S(bisphenol S 또는 BPS), 비스페놀 F(bisphenol F 또는 BPF), 비스페놀 AF(bisphenol AF 또는 BPAF) 등 다양한 유사체가 대기, 수환경, 퇴적토 등 여러 환경매체에서 검출되고 있다[12,13]. 프탈레이트류 물질 및 비스페놀류 물질 외에도 난연제로 사용되는 브롬화 난연제(brominated flame retardants 또는 BFRs) 중 폴리브롬화 디페닐에테르류(polybrominated diphenyl ethers 또는 PBDEs)는 합성섬유에 널리 사용되는 가소제로 환경 중에서 검출되고 있다[14].
2.1.2. 미세유해물질의 발생원
플라스틱의 사용, 폐플라스틱의 발생 및 폐기, 환경으로의 유입 및 거동을 통해 미세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 유래 화학물질은 육상, 담수, 해수 및 대기 환경 중에 분포하게 된다[15]. 특히, 육상환경의 경우 미세플라스틱의 발생원은 의도적 발생원과 비의도적 발생원으로 나눌 수 있으며, 비의도적 발생원의 예로는 퇴비나 하수 슬러지와 같은 토양 개량제의 적용과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관개수의 사용 등이 있고, 의도적 발생원으로는 플라스틱의 폐기, 농경지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멀칭 비닐, 플라스틱이 함유된 비료의 사용 등이 있다[16]. 수환경으로 유입되는 폐플라스틱은 수환경에서 수상 레져나 어업용 플라스틱 제품으로 인한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육상환경으로부터 유래된 것들이고, 예로는 플라스틱의 폐기, 매립지의 잘못된 관리, 폐수 처리수의 방류 등이 있다[17]. 수환경과 육상환경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화학물질의 발생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매립지 내 방대한 양의 폐플라스틱은 비스페놀 A와 같은 플라스틱 유래 화학물질의 침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18].
2.1.3. 미세유해물질 거동과 독성 영향
폐플라스틱 유래 유해물질에 대한 거동 연구는 크게 미세플라스틱과 플라스틱 유래 화학물질로 나눠볼 수 있다. 폐플라스틱에 함유되어 있는 유해물질은 플라스틱의 풍화 과정 중 환경으로 유입되어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실제 플라스틱에서의 침출은 폐플라스틱이 존재하는 환경 매체의 특성과 환경 조건, 미세플라스틱 특성 및 화학물질의 특성(가용성 용해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6].
폐플라스틱 유래 유해물질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환경 중 미세플라스틱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왔고, 플라스틱 유래 화학물질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Web of Science에서 “toxic*”과 “plastic additive*”를 키워드로 하여 1,027개의 연구논문과 리뷰논문이 검색되었고 (24년 2월 기준), 1993년부터 관련 연구가 꾸준하게 수행되면서 2017년 이후 급속히 논문 수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Fig. 3). 키워드를 “toxic*”과 “microplastic*”으로 하면 5,059개의 연구논문과 리뷰 논문이 검색되고, 2008년부터 게재물이 검색되면서 2015년 이후 논문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Fig. 3).
미세플라스틱 및 플라스틱 유래 화학물질의 독성 영향에 대해서는 수생태계에 대한 영향 연구가 먼저 시작되었지만, 최근 육상 생태계에 대한 영향에 대해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16,19,20]. 특히, 육상 생태계 중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식물, 지렁이, 미생물 군집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21-24]. 플라스틱 유래 화학물질의 경우 물에 의해 침출되어야 하기 때문에 육상환경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주로 수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었다[6].
플라스틱 가소제의 환경 중 이동과 거동은 환경과 인체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플라스틱 제품 사용 증가로 인한 폐플라스틱의 환경 배출의 증가는 더 많은 가소제 물질의 용출을 의미한다. 특히, 환경 중 폐플라스틱의 광분해는 더 많은 가소제 물질을 환경 중으로 배출하고 이로 인해 독성 영향이 증가할 수 있다[7]. 환경 중 프탈레이트류와 비스페놀류 물질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프탈레이트류 물질은 내분비 교란물질로 일부는 인체 건강과 생태계에 유해한 영향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5,26]. 프탈레이트류 물질 중 DEHP는 생식 독성을 가지는 물질이고, DBP도 생식 및 출생 전후 발달에 독성 영향을 가진다[25]. 프탈레이트류 물질은 특히 PVC 제품에 많이 사용되나, 공유결합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용출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26]. 프탈레이트류로 오염된 식품의 섭취나 개인 미용이나 위생 용품 사용 중의 피부를 통한 흡수가 프탈레이트류의 주요한 노출 경로이다[26]. BPA는 에스트로겐 활성에 영향을 가지는 EDC로 생식과 관련된 다양한 유해한 영향이 보고되고 있다[11,12,13,25]. 또한, 암, 당뇨, 비만 등의 질병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고 있다[11-13]. BPA를 대체하기 위해 사용되는 유사체들도 BPA와 유사하게 내분비계에 영향을 주어 갑상선 호르몬 농도와 효소 활성에 대한 기능 장애 및 세포 및 염색체 이상 등을 유발한다고 보고되고 있다[13]. BPA의 주요 노출 경로는 BPA를 함유한 제품과 접촉한 음식이나 음료의 섭취이다[26].
가소제와 같은 미세플라스틱 유래 화학물질에 대한 기존 연구는 주로 이들의 환경 중 존재와 검출 정도, 발생원, 독성 영향 그리고 처리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11,15]. 또한, 미세플라스틱 유래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의 용출의 메커니즘 및 영향 인자 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7,28]. 플라스틱 유래 가소제 물질은 환경 중에서 다시 미세플라스틱에 흡착하여 이동할 수 있어 미세플라스틱이 오염물질의 운반체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8,29]. 가소제 등의 플라스틱 유래 화학물질 및 환경 중 다른 오염물질이 미세플라스틱에 흡착하는 정도는 미세플라스틱의 특성(표면 극성, 입자 크기, 풍화 정도 등), 화학물질의 특성(소수성, 이온화 등) 및 환경 매체 특성(pH, 염도, 용존유기물질 등)에 영향을 받는다[29]. 이러한 미세플라스틱과 플라스틱 유래 가소제 간의 상호작용은 이들 각각 및 혼합물의 독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1.4. 관련 법규 및 규제
유럽과 북미에서는 플라스틱 가소제로 사용되는 다수의 물질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 이러한 물질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5]. 유럽연합(EU)의 경우, 2007년부터 DEHP, DBP 및 butyl-benzyl-phthalate(BBP)의 농도가 0.1%를 초과하는 모든 장난감과 육아용품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diisononyl phthalate(DINP), diisodecyl phthalate(DIDP) 및 di-n-octyl phthalate(DNOP)의 농도가 0.1%를 초과하는 입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장난감과 육아용품을 금지하고 있다. 소비자 제품 내 프탈레이트류 물질도 REACH 규정으로 규제하고 있다[25]. 비스페놀 A와 관련된 건강 영향은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 비스페놀 A의 사용을 제한하고 나아가서는 금지하는 등의 규제에 대한 원동력이 되었다. 일본과 중국도 먹는물 수질기준에서 비스페놀 A를 규제하고 있다[13]. 이러한 규제로 인해 비스페놀 A를 대체하기 위한 다양한 유사체가 개발 및 사용되고 있고, 이로 인해 이러한 물질도 환경 중에서 검출되고 있다[12]. 또한, BFRs로 사용되는 PBDEs와 프탈산에스테르류 같은 물질의 경우 유럽의 REACH 규정과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에 대한 스톡홀름협약 등 여러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5]. 뿐만 아니라, EU에서는 2023년에 미세플라스틱 규제를 위한 위원회 규정 2023/2055를 발표하였다[27]. 국내에서는 2023년에 미세플라스틱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하였다.
2.2. 휘발성유해물질
2.2.1. 휘발성유해물질 종류 및 독성
휘발성유해물질이란 끓는점이 낮아서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되는 액체 또는 기체상 성분들 중 유해성을 지닌 물질들을 의미하며, 대기환경에서는 이러한 휘발성유해물질은 대부분 유기화합물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휘발성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또는 VOCs)로 칭한다. 이러한 VOCs는 대기 중에서 질소산화물(NOx)과 함께 광화학반응으로 오존 등 광화학산화제를 생성하여 광화학스모그를 유발하기도 하고, 인체에 매우 유해하며, 악취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환경부에서는 VOCs의 환경학적 영향을 고려하여 현재 VOCs를 오존전구물질과 특정대기유해물질로 구분하고 있고, 대기오염배출시설에서 37종의 개별 VOCs를 관리하고 있다. Table 1에는 37종의 배출시설 관리대상 VOCs 성분들 (환경부 시행령 제45조제1항)의 화학명과 유해성을 보여주고 있다.
2.2.2. 휘발성유해물질의 발생원
VOCs는 산업체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매에서부터 화학 및 제약공장이나 플라스틱 건조 공정에서 배출되는 유기 가스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며 끓는점이 낮은 액체연료, 파라핀, 올레핀, 방향족화합물 등 생활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탄화수소류가 거의 해당되며, 대기 환경에서는 VOCs의 발생원을 인위적 배출원과 자연적 배출원으로 구분하고 있다.
환경블라인드스팟 정의와 관련된 VOCs의 대표적 발생원은 생활환경에서의 발생이다. 생활환경에서의 VOCs 발생은 실내 가구나 사무용품으로부터 기인하는 생활용품에서의 발생과 생활환경에서 사용하는 화학용품(생활화학용품)에서 발생하는 VOCs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생활화학용품에서 독성이 높은 VOCs가 인간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에 따라[30], 캘리포니아 대기환경청(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 CARB)에서는 2018년부터 생활용품 관리프로그램(Consumer Products Regulatory Program)을 도입하여 생활용품에서 발생하는 VOCs의 종류 및 배출량, 유해성에 대한 조사작업을 실시하였고, 규제대상 생활용품 목록화 및 VOCs 배출량 산정을 완성하였다(CARB 웹사이트 참조, https://ww2.arb.ca.gov/our-work/programs/consumer-products-program). 본 논문에서는 Table 2에 CARB에서 조사한 생활용품에서 배출되는 VOCs의 배출량을 바탕으로 우선적 규제대상 생활용품 목록을 정리하였다.
국내에서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주관하여 생활용품과 생활화학물질에서 발생하는 VOCs의 특성을 파악하고자 소형 챔버를 활용하여 VOCs 발생량과 종류들을 파악한 연구들이 수행되었다[31]. 생활환경에서의 VOCs 발생에 대한 국내 연구동향은 2.2.3절에서 보다 자세하게 기술하였다.
2.2.3. 국내 생활환경에서의 휘발성유해물질 연구동향
국내 생활환경에서의 휘발성유해물질 발생 특성에 대한 연구는 주로 가구와 사무용품 등의 생활용품에서 발생하는 VOCs의 특성연구로 주축을 이루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진행한 “생활용품 오염물질 방출시험 및 방출특성 연구” [31]에서는 생활용품에서 방출되는 오염물질을 측정하고 분석하기 위한 자료를 검토하고자 국외 생활용품 오염물질 방출시험 규격 및 관리현황을 조사하고 비교, 분석하였다. 또한 소형챔버를 이용한 방출시험 방법을 다양하게 평가하고 성능 평가 기준(안)을 도출하여 측정 결과의 신뢰성 확보 방안을 제시하고, 대표적인 생활용품 24종에 대한 오염물질 방출시험을 실시하여 제품별 오염물질의 방출량 수준을 규명하고 방출특성을 파악하였다. 이 연구의 주요 결론은 가구류에서 방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의 구성비를 확인한 결과 VOCs 중 톨루엔이 평균 13.9%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가구류 6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 비교 결과 소파나 침대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된 복합 제품이 장롱이나 협탁 등 단일 소재로 제작된 제품보다 휘발성유기화합물과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높다는 것이었다. 또한, 침구류와 베개, 의류 및 장난감류에서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조사되었고, 사무용의자를 대상으로 한 온도 조건별 방출시험 결과 방출시험 온도가 증가할수록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이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생활환경 내 생활화학용품에서 VOCs 배출특성 연구를 시도한 국내 연구는 Jo et al. (2008)에서 찾아볼 수 있다[32]. 본 연구에서는 생활화학용품 중 젤 타입의 방향제를 중점으로 화학분석하였고, 50% 이상의 방향제에서 톨루엔과 벤젠, 에틸벤젠, 자일렌 등 유해한 VOC 성분들이 검출됨을 확인하였고, 오존과 반응하여 2차 오염물질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리모넨과 리나놀도 함께 방출됨을 확인하였다.
2.2.4. 관련 법규 및 규제
생활용품에서 발생하는 VOCs에 관한 규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Consumer Products Regulations’의 규정이 생활화학용품별로 자세하게 제시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포름알데히드와 총 VOCs에 대하여 실내공기질 관리기준은 마련되어 있지만[33], 생활용품 전 품목에 대해서 발생하는 VOCs에 대한 법규 및 규제는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다만, 생활화학용품중에 함유된 유해화학물질에 대해서 산업통상자원부의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서 함유화학물질에 대해서 규제하고 있다. 이 규정의 일부에서 VOCs를 발생할 수 있는 화학용품들에 대하여 VOCs 발생에 대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방향제의 경우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에서 메탄올 및 포름알데하이드에 대해 각각 0.2%과 25 mg/L로 함량을 제한하고 있다.
3. 미세유해물질 관련 환경기술
3.1. 폐플라스틱 유래 유해물질 처리 기술
폐플라스틱 유래 유해물질은 기존의 전통적인 하수처리공정에서 잘 제거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다양한 환경매질에서 빠른 속도로 오염⸱확산되므로, 완전 제거 혹은 무기화(mineralization)를 위한 안정적인 처리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적용 가능한 주요 처리 기술 및 기법으로 흡착(adsorption), 고도산화처리(advanced oxidation process), 막분리 기술이 있다(Table 3).
3.1.1. 흡착
흡착은 기체나 액체내 존재하는 분자 또는 이온성 오염물질을 고체 표면으로 이동시키는 표면 공정으로서, 적용이 쉽고, 비용 및 에너지 소비가 적은데 비해, 오염물질에 대한 처리 효율이 높아 다양한 종류의 미세유해물질②,의 처리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34]. 특히, 흡착 공정은 흡착제의 표면적에 의한 영향이 크며, 최근의 나노기술의 발달로 인해 흡착제의 물리화학적 특성이 조절가능해짐에 따라, 미세유해물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흡착제의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 탄소계 및 점토계 흡착제, 제올라이트(zeolite), 고분자계 흡착제, 금속 유기 골격 구조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s), 공유결합성 유기 골격 구조체(covalent organic frameworks, COFs) 등이 미세유해물질의 제거에 효과적인 흡착제로 보고된다[35]. 탄소계 흡착제로 활성탄(activated carbon),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s 또는 CNTs), 그래핀(graphene) 및 그래핀 산화물(graphene oxide) 등이 대표적이며, 활성탄은 비스페놀 A와 diethyl phthalates(DEPs)를 99%까지 제거할 수 있으며, CNTs의 경우 비스페놀 F에 대하여 99%, 비스페놀 A에 대하여 44%~70%의 제거 성능이 보고된다[36].
3.1.2. 고도산화처리
고도산화처리공정은 산화제로 수산화라디칼(OH·)이나 다른 자유라디칼을 생성하여 유해오염물질을 산화시켜, CO2와 H2O, 그 외, mineral acid로 완전 전환하거나 무기화하는 공정이다[37]. 전통적 처리방법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신종 물질을 비교적 단시간내 덜 유해한 물질로 전환시켜, 난분해성 유기오염물질을 위한 대안 처리공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고도산화처리 공정에는 오존(O3) 산화, 초음파 분해(sonolysis), 광촉매분해(photocatalysis), 펜톤(Fenton) 산화 등이 있다.
오존 산화에 의한 오염물질의 분해는 오존에 의한 직접 분해와 OH· 생성을 통한 분해와 같은 간접 분해를 통해 이루어진다. 직접 분해는 물질의 전자가 풍부한 영역을 공격하여 일어나고, 간접 분해는 오존의 분해를 통해 생성된 OH·을 통해 일어나는데, 과산화수소를 주입하거나 pH를 높임으로써, 오존의 분해 개시를 촉진시킬 수 있다[38]. 프탈레이트와 같이 오존과의 반응성이 매우 낮은 오염물질도 OH· 생성을 통해 제거시킬 수 있으며, diethyl phthalate(DEP)를 60분 안에 약 65%이상 분해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오존 산화는 에너지 소비가 많고, 클로레이트(ClO3-)나 브로메이트(BrO3-)와 같은 독성 부산물을 생성시킨다는 단점이 있다[38].
초음파 분해는 20 kHz에서 20 MHz사이의 고출력 음향에너지를 수용액상의 오염물질에 조사하여 얻어지는 화학적 반응 효과를 통해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공정으로[39], 안전하고, 깨끗하며, 화학 약품의 소요가 적어 주목받고 있는 공정 중 하나이다. 고에너지의 초음파를 액상의 매질에 조사하면, 진동에 의해 미세 기포가 발생하게 되는데, 매질을 통과하는 동안 압축(compression)과 이완(rarefaction)을 반복하면서, 생성된 기포(공동 또는 cavitation)의 크기가 점점 커지다가 임계점을 넘어선 이후 고온/고압의 공동이 붕괴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공동의 내부는 약 5000 K, 1000 기압 이상으로, 초음파에 의한 유기물의 반응은 고온/고압의 공동에서 일어나는 열분해 (pyrolysis)와 물분자의 열분해반응을 통해 생성된 OH·에 의한 유기물 반응으로 나눌 수 있다[40]. 초음파 조사 공정을 이용한 dimethyl phthalates(DMPs) 분해에서는 자외선 조사 공정을 병합했을 때 약 98.4%의 뛰어난 제거율을 보여, 자외선 조사만의 공정이나 초음파 조사만의 공정에 비해 다른 산화 공정을 결합할 때 시너지 효과가 우수하였다. 예를 들어, 이산화티타늄(TiO2) 광촉매를 병합하였을 때, 각각의 개별 공정에 비해 동일 시간 내에 제거율이 약 1.3배 증가(60%→80%)하는 것으로 보고된다[41].
광촉매에 특정 파장의 빛(예, 자외선 및 가시광선)을 쐬어 주면, 광촉매의 원자가띠(valence band 또는 VB)에 있던 전자가 전도띠(conduction band 또는 CB)로 여기되어 이동하게 된다. 이 때, 광촉매의 VB에 전자가 있던 자리에 정공(hole,
3.1.3. 막분리 공정
막분리 공정은 반투과성 막(membrane)을 통해 여과(filtration)나 체거름(sieving)을 통해 오염물질을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막 자체가 오염물질 이동의 물리적 장벽으로 작용하며, 막의 특성(표면 전하, 막 공극성, 소수성/친수성 등)이 오염물질의 투과-이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공극의 크기 및 막표면 성상, 분리 원리에 따라 정밀 여과(microfiltration), 초미세 혹은 한외여과(ultrafiltration), 나노여과(nanofiltration 또는 NF), 역삼투(reverse osmosis 또는 RO), 정삼투(forward osmosis) 등으로 나눌 수 있다[45]. 비스페놀 A에 적용된 제거 사례들에서는, 18%에서 99.9%까지 광범위하게 다른 제거 결과가 보고되며, 막 공극 크기나 분리공정 형태, 운전압 등의 영향 인자들에 쉽게 효율이 달라진다. 특히, 비스페놀 A 물질은 분자 크기(van der Waals diameter = 7.52 Å)와 상관성이 커, RO > NF > UF > MF 순의 제거 효율을 보이며, 크기 배제(size exclusion), 흡착, 전하 반발력(charge repulsion)등의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비스페놀 A 제거에서 일반적으로 RO막이 NF막보다 효과적이나, RO막은 막오염에 취약하여, 장기적인 운전 및 비용 등을 고려할 때 NF막이 효율적이며, NF막을 적용한 관련 연구 및 적용 사례가 많은 상황이다[46,47].
3.2. 휘발성유해물질 처리 기술
휘발성유해물질 또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주요한 실내외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로, VOCs 오염도는 점점 증가하고 있어 인간의 건강과 생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지구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VOCs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비용, 효율적이며 건강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 이하로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VOCs 처리 기술은 처리과정에서 VOCs 분자가 파괴되는지 여부에 따라 비파괴적 기술③,과 파괴적 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비파괴적 기술에는 응축, 흡착, 흡수 및 막 분리 기술이 포함되고, 파괴적 기술에는 연소, 촉매 산화, 광촉매 산화, 비열 플라즈마 및 생물학적 기술이 포함된다[55,56].
3.2.1. 비파괴적 처리기술
비파괴적 VOCs 처리 기술인 응축, 흡착, 흡수 및 막분리 기술의 원리 및 장단점을 Table 4에 정리하였다[55,56]. 응축법은 가장 간단한 VOCs 처리법 중 하나로, VOCs 제거 목적보다는 VOCs를 회수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응축법은 낮은 온도나 높은 압력에서 VOCs를 액상으로 변환하여 VOCs를 회수한다. 실제 산업 분야에서는 대부분 다단계 압축 냉동 순환법으로 VOCs를 응축하는데, 안전성과 비용을 고려하여 냉동 순환법의 최소 냉각 온도를 -80oC 보다는 낮게 설정하지 않는다. 또한, VOCs 회수 응축 공정으로부터 배출되는 VOCs를 기준농도 이하로 처리하기 위해 흡착법이나 막 분리법을 하단 공정으로 연계한다. 응축법은 비용이 많이 들고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므로, 고농도의 고부가치 VOCs를 처리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57].
비파괴적 VOCs 처리 기술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술은 흡착법이다. 이는 흡착제 생산 방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며, 흡착 공정 운영이 유연하고 신뢰성 있는 VOCs 제거 효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58]. 특히, 특정 VOC 성분만을 선택적으로 흡착하는 흡착제와 이를 활용한 기술이 개발되면서, 산업 폐가스로부터 고부가가치 VOCs를 흡착/회수함으로써 대기오염 처리와 동시에 자원 회수를 할 수 있게 되었다[59]. 일반적으로 흡착법은 저농도 VOCs 오염가스 처리에는 효과적이나, 고온, 고습, 고농도 VOCs 오염가스 처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흡착법에 사용되는 흡착제는 VOCs 흡착 효과를 높이는 데 유리하도록 비표면적이 크고, 선택성이 높고 사용 수명이 긴 특성을 가진 소재가 이용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흡착제는 활성탄, 제올라이트, 금속-유기 복합소재, 알루미나 및 유기 폴리머 등과 같은 다공성 물질이다[60,61]. 이 중 활성탄은 VOCs 함유 폐가스 처리에 가장 효과적인 흡착제로[62], 제조가 용이하고 VOCs 흡착능이 우수한 장점이 있으나, 습도와 온도가 높으면 VOCs 흡착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63]. 향후 흡착제의 흡착능력 향상, 열 안정성과 재생 용이성 증가, 재생 후 흡착능 저하 문제 해결을 위한 후속 연구개발을 통해, 이들 흡착제의 대규모 사용에 따른 비용 및 부산물로 발생하는 폐흡착제에 의한 잠재적인 환경오염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64]. 또한, VOCs 성상 별로 선택적으로 흡착하거나, 기존 흡착제 대비 VOCs 흡착능이 탁월하게 우수하거나,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재생 가능한 새로운 VOCs 흡착소재 개발에 대한 연구도 지속되어야 한다.
흡수법은 물리적 흡수법과 화학적 흡수법으로 구분되는데, 물리적 흡수법은 오염가스 중 VOCs를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흡수제를 사용하여 정화하는 방법이다[65]. 화학적 흡수법은 VOCs와 흡수제 사이의 화학반응을 이용하여 폐가스를 흡수하는 것이다. 흡수제는 안전성, 효율성, 비용 및 환경 친화성 등을 고려하여 선정해야 한다. 흡수제 종류로 유성 흡수제(디젤 등과 같은 비극성 광유), 물 복합 흡수제(예: 물-오일, 물-알칼리용액 등) 및 고비등점 유기 용매(phthalates, adipates 등) 등이 있다. 흡수법은 운전이 용이하며 상온에서 고농도의 VOCs 오염가스 처리에 적합한 방법이나, 향후 VOCs 흡수능이 우수한 신규 흡수제 개발 및 흡수 공정 최적화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막 분리법은 막에 압력을 가할 때 막을 통과하는 각 성분의 서로 다른 투과율의 차이를 이용하여 오염가스로부터 VOCs를 제거(회수)하는 방법이다. 막 분리법의 장점은 높은 선택성과 제거(회수) 효율(일반적으로 80% 이상), 분자 구조 변화없이 VOC 회수 가능, 상온・상압에서 운전이 가능하고 유기용제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기술과 쉽게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다[67]. 그러나 장기간 사용 시 막 오염 및 재생 문제를 해결하고, 분리효율과 내구성을 향상시킨 새로운 막 개발 및 공정 최적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68].
3.2.2. 파괴적 처리기술
외부 에너지 혹은 생화학적 반응에 의해 VOCs를 분해하여 처리하는 파괴적 VOCs 처리 기술(연소, 촉매산화, 광촉매 산화, 비열 플라즈마 및 생물학적 기술)의 원리 및 장단점을 Table 5에 정리하였다[55,56,69]. 연소법은 열산화법이라고도 하는데, 고온(800~1200oC)에서 오염가스 중의 VOCs를 냄새가 없고 유해하지 않은 이산화탄소와 물로 완전분해하며 VOCs 제거 효율이 매우 우수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장치비가 고가이고 보조연료 공급 등 운전비가 고가이며, 고농도 VOCs의 처리에만 적합한 방법이다. 연소 온도는 일반적으로 약 1100oC로 설정하며, 완전연소가 되지 않으면 다이옥신과 같은 유해 물질이 생성되며, 안전상의 위험과 열에너지 낭비 문제가 있다.
촉매 산화법은 촉매를 사용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200~500°C 이하)에서 VOCs를 무해한 분해산물(이산화탄소, 물 등)로 처리하는 방법이다. 연소법과 비교하여 촉매 산화 법은 에너지 소비량이 적은 경제적인 방법이나, 촉매가 쉽게 열화되는 문제가 있다[55,56]. 촉매는 크게 귀금속 촉매, 비귀금속 촉매, 복합 산화물 촉매 등 세 가지 그룹으로 분류된다. 귀금속 촉매로 Au, Pb, Pt 등이 있으며, 귀금속 촉매는 활성이 높고, 비활성화에 대해 저항성이 크며 재생 효율이 우수한 장점이 있다[70]. 그러나 귀금속 촉매의 사용은 비용이 고가이고, 황과 염소 성분이 있으며 활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비귀금속 촉매로 Co, Ni, Cu, Mn 등이 이용되고 있는데, 귀금속 촉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재생효율이 우수하여 귀금속 촉매의 대안으로 고려되고 있다[71]. 복합 산화물 촉매는 일반적으로 두 개 이상의 산화물의 조합으로 제조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기존 촉매의 성능을 향상시켜 VOC의 제거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65].
광촉매 산화법은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노출 조건에서 광촉매에 의해 전자와 정공을 생성하여 VOCs를 산화처리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VOCs 제거효율이 우수하고 상온에서도 VOCs 산화반응이 진행되며, 장치가 단순하고 유지관리가 용이한 장점이 있다[55,56]. 그러나, 이 방법은 저농도 VOCs 처리에만 적합하며, 광촉매가 쉽게 열화되고, 생물학적 방법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단점이 있다.
비열 플라즈마 방법은 전기장 방전을 사용하여 에너지가 풍부한 전자를 얻은 다음 공기 중 바닥 상태(ground state)의 질소와 산소 분자에 충격을 가하여 준안정 상태(metastable state; Nm2, Om2) 또는 여기상태(excited state; N*2, O*2)로 만든다. 이러한 준안정 혹은 여기된 입자는 서로 충돌하거나 바닥 상태 분자와 충돌하거나 다시 전자의 충격을 받아서 다단계 물리적・화학적 반응을 거쳐 라디칼(radicals)과 이온(ions)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자유 라디칼(free radicals)은 고도로 산화된 상태로, VOCs를 이산화탄소와 물 등으로 산화할 수 있다. 비열 플라즈마 방법은 VOCs 제거 효율이 우수하고 안정적인 장점이 있으나, 장치비가 고가이고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단점이 있다. 또한, 이 방법은 고농도 VOCs 처리 효율은 낮으며, 처리해야 할 VOCs 풍량이 큰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법이다[55,56].
생물학적 VOCs 처리 기술은 생화학적 반응과 미생물의 대사 작용에 의해, 고분자 VOCs를 저분자 VOCs로 분해하고, 이를 다시 이산화탄소와 물로 완전 광물화하는 원리를 활용한다[55,72]. 물리적 혹은 화학적 기술에 비해 생물학적 기술은 경제적이고 에너지 소비량이 적고 2차 오염이 없으며 대중 친화적인 장점이 있으며, 특히, VOCs의 생분해는 온실 효과를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생물학적 VOCs 처리기술은 크게 생물세정법(bioscrubbing), 생물여과법(biofiltration) 및 생물살수 여과법(biotrickling filtration)으로 구분된다[69,72]. 생물세정법은 VOCs 분해능을 가진 미생물 현탁액과 오염가스를 접촉시켜 오염가스 중 VOCs를 생분해하여 처리하는 방법인데, 물질전달을 최대화하기 위해 현탁액과 오염가스를 서로 반대방향으로 접촉하도록 설계한다[73]. 생물여과법은 VOCs 분해 생물막이 형성되어 있는 필터층에 오염가스를 불어넣어 주어 VOCs를 생분해하는 방법인데, 간헐적으로 미생물 생장에 필요한 영양분(질소와 인)이 포함된 용액을 살포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물살수여과법은 생물세정법과 생물여과법을 절충한 방법으로, VOCs 분해 미생물이 형성된 필터층에 영양분이 함유된 세정액을 주기적으로 순환시키면서 VOCs를 처리하는 방법이다. 생물여과법과 생물살수여과법에서는 미생물막이 형성되는 필터 소재 선정이 매우 중요한다. 필터 소재의 내구성, 입자크기, 통기성, 겉보기밀도, 표면적, 수분보유능력 등은 VOCs 제거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이다[69,74]. 필터 소재로 퇴비, 우드칩, 이탄, 활성탄, 화산석, 세라믹 및 폴리우레탄 등이 활용되고 있다[72,75,76].
생물여과법은 VOC 제거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생물학적 처리 기술이다. 생물여과에 의한 VOC 제거 효율은 VOCs 성상 및 농도뿐 아니라, 체류시간, 온도, 영양분, pH 및 염도 등 운전인자 및 환경인자의 영향을 받는다[69,77]. 필터층의 생물막에는 세균, 곰팡이, 원생동물 등이 존재하는데[78], 세균과 곰팡이가 VOCs 제거에 주요한 역할을 하며, 수분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필터층 내부에 존재하는 미생물은 소수성 VOCs의 생분해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79]. 생물여과법에서 필터층에 미생물 바이오매스가 과도하게 축적되면 필터층이 막혀 압력손실이 증가하여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며, VOCs 제거율이 감소하고 생물여과시스템이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72,76,77]. 또한, 필터층내에 바이오매스와 영양분의 불균등한 분포 문제 및 고농도 소수성 VOCs 처리에는 적합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또한, 생물학적 독성을 지닌 VOCs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을 경우 미생물 활성이 저하되어 VOCs 제거효율이 저하된다.
생물학적 VOCs 처리 기술은 친화적인 기술이지만, 소수성 VOCs의 제거 성능이 좋지 않은데, 이는 소수성 VOC가 기체상에서 대기로 물질 전달 과정이 느리기 때문이다. 소수성 VOCs 제거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친수성 VOCs와 소수성 VOCs와 함께 처리하는 공대사(cometabolism)를 활용하는 방법, 계면활성제 사용하여 소수성 VOCs 용해도를 높이는 방법, 쿼럼센싱을 유도하는 물질을 추가하는 방법 등이 제안되었다[69].
4.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과학적 방법론
4.1. 환경블라인드스팟 관련 커뮤니케이션 공중 캠페인 사례 수집 및 문헌 연구
4.1.1. 미세플라스틱 저감 및 예방 캠페인의 배경
환경블라인드스팟은 개인 또는 집단이 환경 문제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거나, 의사 결정 시 우선 순위에서 제외하는 특정 영역이나 측면을 의미한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대표적인 환경블라인드스팟으로서,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지하면서도 플라스틱 사용이 주는 편리함 때문에 환경친화적 행동을 실천하지 못하는 상황을 포함한다. 이러한 환경블라인드스팟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정보 전달을 포함하여 환경친화적 행동을 유도하는 공중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한편,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오염물질로 명백히 확인되고, 톰슨과 동료들이 발표한 논문 “Lost at sea: Where is all the plastic?” [80]을 통해 과학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국제적인 환경문제로 급부상하였다[81]. 이에 따라, 국제사회와 각 국가는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려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공중들의 인식을 제고하고자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이 담배, 의류, 화장품 등 우리 생활 속에 만연해 있음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러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초래될 환경적 영향과 인체 건강 문제에 관한 인식을 제고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82].
4.1.2. 미세플라스틱 공중 캠페인 사례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공중 캠페인은 크게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여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저감 활동과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예방 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각각 정책적 노력에 중점을 둔 것과 개인의 행동 실천에 중점을 둔 것으로도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오염된 해양 환경을 정화하는 활동이자 정책적 노력에 중점을 둔 대표적인 캠페인 사례로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오션 클린업’은 2013년에 네덜란드 출신의 엔지니어이자 사회적 기업가인 보이언 슬라트(Boyan Slat)가 설립한 비영리 조직이며, 이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선체 모양의 해양 청소 장치를 사용하여 대규모 플라스틱 오염물을 수거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18년에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해역 중 하나인 태평양의 ‘Great Pacific Garbage Patch’에 청소 장치가 처음으로 배치되었고, 보다 효과적인 미세플라스틱 오염물 수거를 위하여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과 장치 개선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WWF (World Wildlife Fund)는 국제사회 수준에서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근절하기 위한 UN 조약을 체결할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중해 지역의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강력한 대응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와 폐기물 수거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 특히, 관광업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오염을 없애고 해양을 정화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국제사회의 정책적 대응 노력으로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도하는 ‘Clean Seas’ 캠페인을 들 수 있다. 2017년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69개 국가가 참여하는 가장 강력하고 조직적인 대응 행동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개인, 시민사회 단체, 산업계, 정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전 세계적으로 해양 오염물질을 줄이고, 그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키기 위해 개인의 소비습관에서 국가의 정책적 접근까지 변화를 주고 있다.
한편, 미세플라스틱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예방 캠페인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먼저, 정책이나 규제를 촉구하는 캠페인 사례로 ‘Bad Cosmetics’ 캠페인은 이름 그대로 ‘나쁜 화장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화장품에 크기 5 mm 미만의 작은 입자인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리고,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넘어 이것들이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고, 해양을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 실제로, 매년 8백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흘러가 해양 표면과 해저를 오염시킨다. 이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일상에 만연한 미세플라스틱의 존재에 경각심을 주고, 의도적인 미세플라스틱 성분 추가에 대한 규제를 촉구하였다. 또한, 여성연합(Woman Institute)의 ‘Wash and Wear Well’ 캠페인은 섬유에서 기인하는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다루며, 정부와 산업계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개발하도록 촉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섬유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규모는 상당히 크며, 수백만 명이 옷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으로 흘러가 장기적으로 인간의 먹이 사슬에도 위협을 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의류 산업 및 하수 처리업, 세탁기 제조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Rethink Plastic’ 캠페인은 유럽 내 NGO의 연합체가 주도하는 캠페인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대폭 줄이고, 플라스틱 오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촉구한다. 특히, 다양한 관련 분야의 정책과 기술적 전문 지식을 결합하여 유럽연합의 정책 결정자들과 협력하고, 플라스틱 생산 감축, 플라스틱 오염 예방적 설계, 비독성 및 재사용, 미세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깨끗한 자원 순환, 국제사회의 플라스틱 조약 등을 주요 영역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접근의 캠페인 활동과 달리 개인의 생활습관을 바꿀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 활동은 더욱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Beat the Microbead’ 캠페인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화장품 및 세제를 식별하고, 그것들을 구매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내용이다. 특히, 화장품과 세면용품에서 발견되는 마이크로비드는 세정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사용되는데, 사용된 후에는 하수관을 통해 바다로 유출되어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캠페인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여 마이크로비드 함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화장품 및 세면용품 제조사들에게도 마이크로비드 사용을 중단하고 환경과 인체에 모두 안전한 대안을 찾아 나설 것을 촉구하려는 목적도 지닌다. 이러한 노력은 소비자가 환경에 친화적인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소비자뿐 아니라 제조사,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협력을 촉진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Plastic Free July’ 캠페인은 참여자들에게 7월 한 달 동안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데 도전하도록 한다. 이 캠페인은 참여자들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도록 격려하며, 일상적인 소비 습관을 바꾸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 캠페인은 참여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자신이 실천했던 지속 가능한 소비 습관에 관해 조언을 나누도록 함으로써 개인의 효능감을 고취하는 데 효과적이다. ‘The Last Straw’ 캠페인은 호주에서 시작되었으며,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줄이기 위해 레스토랑, 카페, 바 등에서 일회용 빨대 사용을 자제하는 내용이다. 캠페인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바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의 인식을 높이고, 기업들이 친환경적인 대안을 채택하도록 독려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The Last Straw’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음식점, 카페, 바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중단하고 친환경적인 대체품을 도입하는 등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Save Our Shores’ 캠페인은 매년 해양으로 쏟아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8가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며, 일반 공중들이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8가지 실천 방안은 장바구니 사용, 다회용 컵 사용, 일회용 빨대 사용 자제, 일회용 수저 사용 자제, 담배꽁초 길에 버리지 않기, 물건 포장에 대한 경각심 갖기, 자연친화적 소재로 만든 칫솔 사용, 음식 포장 시 담아갈 용기 가져가기를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Zeroplastic’ 캠페인은 플라스틱 쓰레기와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이 캠페인을 주도하는 Beyond Plastic Med 연합은 지중해 지역의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지원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Zeroplastic 캠페인은 예술을 활용하여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영향과 위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하며, 도시 곳곳에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벽화를 그려 플라스틱 오염이 어떻게 해양 생태계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활동을 한다. 또한, 다이빙클럽 회원들에게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문제 인식을 고취하고, 그들이 활동할 때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도록 지원한다.
4.1.3. 미세플라스틱 공중 캠페인 주요 변수 및 효과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중 캠페인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다른 환경문제와 마찬가지로 미세플라스틱 문제 역시 공중의 인식을 높이고,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메시지가 효과적이며, 어떤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할까? 환경문제를 다룬 선행연구들은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위험 자체가 지닌 특성, 개인의 특성, 사회문화 맥락적 특성으로 구별한 바 있는데[83] 공중 캠페인은 수용자인 개인의 특성과 사회문화 맥락적 특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개인의 특성은 인구통계학적 요인을 포함하여 지식, 가치관, 세계관과 같은 인지심리적 특징을 포함하는데[84-86] 위험 맥락에서 개인의 감정이 위험 인식과 평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인지심리와 별개로 다루어져 강조되고 있다[87]. 실제로 ‘Plastic Free July’ 캠페인의 메시지 효과를 분석한 논문에서 이 캠페인과 관련한 트위터 내용을 살펴본 결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자제하는 보이콧과 다회용 컵 사용을 칭찬하는 바이콧이 두드러진 소비 패턴으로 등장하였으며,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 관리와 관련하여 3R 즉, 줄이기, 재사용, 재활용이 자주 언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88]. 이러한 분석 결과는 곧 소비자가 스스로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고취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문제 중심이 아니라 해결책 중심이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려는 환경친화적 행동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지식이 유효한 것으로 확인되었다[89-92]. 예컨대,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제시하는 것보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임을 밝혀냈듯이, 미세플라스틱이 무엇이고,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미치는 환경적 영향은 어떠하며,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환경친화적 행동 의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지식은 행동 의도에 직접적으로도 영향을 미쳤지만[89-91], 위험인식이나 죄책감, 사회적 책임감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행동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92]. 다시 말하면,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대응 행동 의도에 위험인식과 죄책감, 사회적 책임감 등의 인지심리적 요인들도 영향을 미치므로, 미세플라스틱과 그 위험에 관한 지식을 널리 알리고, 개인의 환경적 책임감을 자극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캠페인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사회문화적 측면의 요인들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헨더슨과 그린[93]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약 1년에 걸쳐 6개 포커스 그룹을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일부 참가자들은 마이크로비드 규제에 관한 언론보도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이슈를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세플라스틱 이슈를 접한 참가자들 대부분이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생각할 때 자신들의 거주지역과는 거리가 먼 태평양에 있는 대형 플라스틱 “섬”을 떠올리거나, 야생동물이 플라스틱 쓰레기에 묶여 있는 강력한 미디어 이미지를 연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로 보건대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인식과 이해, 행동 의도에는 문화적 관념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미세플라스틱 공중 캠페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그 사회에서 미디어가 미세플라스틱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그 사회에서 통용되는 플라스틱에 대한 개념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감정 차원의 요인도 미세플라스틱 대응 행동 의도에 영향을 미친다. 미세플라스틱 오염 예방 맥락에서 확장된 병렬 과정 모델(EPPM)을 적용하여 실험한 결과, 공포를 유발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설득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공포를 느낀 사람일수록 체계적인 정보 처리를 하는 경향을 보였다[94]. 또한, 공포 소구 메시지가 설득적 효과를 지니기 위해서는 인지된 위협이 수반되어야 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미세플라스틱 공중 캠페인을 통해 적절한 대응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메시지가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초래하는 부정적 결과를 적시하고, 공포를 유발할 때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4.1.4. 미세플라스틱 위험 커뮤니케이션과 연구 방향
앞서 논의한 대로 미세플라스틱 공중 캠페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인은 인지 심리, 사회문화, 감정 등 다양한 차원에서 확인되었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다룰 때, 위험 인식과 불확실성에 관한 논의를 빼 놓을 수 없다. 위험 인식은 잠재적인 피해나 손실 가능성에 대한 신념을 의미하며 개인이 속한 사회문화적 맥락과 관련이 있다[95]. 또한, 위험 인식은 한 사회가 특정 위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96]. 특히,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공중의 위험 인식은 매우 큰 상황이며, 유럽 인구의 10명 중 7명꼴로 미세플라스틱이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97]. 이러한 위험인식과 달리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이 미치는 구체적인 위험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98]. 즉,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것은 명백하지만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생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며, 인간 건강에 대한 미세플라스틱의 위험 평가는 아직 진행 중에 있다[99].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다양한 중합체로 구성되어 있어 입자의 모양이나 크기가 복잡하여 잠재적 위험성을 평가하기가 더욱 어렵고[100-102] 영향 평가를 위한 방법론적 표준이 아직 부재하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기에 한계가 있다[103]. 이렇듯 아직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생물에 미치는 위험성에 대한 결론이 명확히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심각한 환경 및 인간 건강 위험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다[104]. 이러한 간극의 원인을 유추해보자면, 사람들이 주로 환경문제 관한 정보를 얻는 창구가 매스 미디어이며[105] 매스 미디어는 위험을 확실한 것으로 강조하여 보도하는 경향[106,107]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따라서, 위험 인식의 다면적 성격을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 및 위험 대응 정책 개발에 중요하다. 개인의 위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인정하면 각각의 맥락에서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데 더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108]. 한편, 이 과학적 증거와 공중의 위험 인식 간의 불일치는 자연과 사회과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논쟁을 일으켰으며, 미세플라스틱 위험이 수반하는 불확실성 논의로 이어진다[109]. 미세플라스틱 위험의 불확실성이란,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과학적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110]. 이러한 불확실성은 개인이 미세플라스틱 위험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며, 나아가 대응 행동 실천을 위한 의사 결정 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미세플라스틱 위험의 불확실성이 공중의 인식과 태도, 행동 의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탐색하고, 그 결과를 참고하여 불확실성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필요하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환경 문제인 동시에 과학적 이슈이다. 따라서, 과학적 사안을 일반 공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그 위험에 대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위험 커뮤니케이션과 공중 캠페인의 역할이다. 앞서 제시한 공중 캠페인 사례에서는 과학적 이슈 접근에 효과적인 메시지 전략이나 캠페인 방법에 중점을 두지 않았으므로, 향후 미세플라스틱 공중 캠페인은 이러한 맥락을 활용하여 전략을 수립하고 그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미디어가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미디어를 활용한 통합적 캠페인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일상과 밀접한 이슈이므로 예능 교육(Entertainment Education) 차원의 접근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예방과 저감 행동 모두 개인적인 설득 커뮤니케이션과 캠페인을 통한 행동변화를 통해서만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이고, 사회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문제해결 방법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메시지와 미디어 전략을 통한 개인의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것과 함께 사회적인 차원의 문제해결을 위한 합의 창출(consensus building)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노력도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4.2.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정책 및 소비자 인식의 역할
4.2.1. 환경문제에 대한 경제학적 시각: 외부효과의 발생과 외부효과 해결을 위한 정부의 개입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지나친 환경오염의 발생은 외부효과에 기인한다. 외부효과란 개인 혹은 기업과 같은 경제주체의 행동이 다른 경제주체의 후생에 영향을 주지만 그러한 영향이 시장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경우 경제주체들이 의사 결정을 할 때 자신의 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으므로, 자원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의 실패가 발생한다.
외부효과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에 따라 부정적 외부효과와 긍정적 외부효과로 나뉜다. 예를 들어 기업의 제품 생산이 환경오염을 유발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손해를 입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부정적 외부효과에 해당한다. 이 경우 기업이 제품 생산을 위해 지불하는 사적인 비용보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까지 고려한 사회적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기업은 해당 제품을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보다 더 많이 생산하여 지나친 환경오염을 유발하며,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할 유인 또한 적어진다. 이와 비슷하게 소비자의 제품 소비가 환경오염을 유발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제품 소비를 위해 지불하는 사적인 비용보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까지 고려한 사회적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소비자는 해당 제품을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보다 더 많이 소비하여 과도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이와 같은 긍정적 외부효과를 해소하여 환경오염예방 및 저감기술의 개발을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사적인 편익과 사회적 편익 간의 간극을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는 기술 개발 지원금을 지급하거나(예: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 보조금) 기술 개발자에게 한시적 독점권 부여하여 기술 개발로 인한 혜택을 로열티 등을 통해 거둬드릴 수 있도록 보장하거나(특허제도), 친환경 소비를 하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예: 전기차 보조금) 등의 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 세금 및 규제가 환경오염을 지나치게 유발하는 현재의 기술에 대한 패널티 부과를 통해 친환경 신기술 개발을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라면, 친환경 신기술 개발자 및 사용자에 대한 보조금은 친환경 신기술 개발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미 발생한 환경오염을 제거하기 위한 기술 개발(예: 탄소직접공기포집기술; Direct Air Capture), 환경오염을 사전적으로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예: 친환경 배터리 관련 기술) 및 친환경 소비의 경우, 해당 기술 개발 및 소비 행태로 인해 사회전체가 환경오염저감의 혜택을 얻지만 그에 대해 기술 개발자 및 소비자에게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긍정적 외부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기술 개발자 및 친환경 제품 소비자의 사적인 편익보다 환경오염저감으로 인해 발생한 혜택까지 고려한 사회적 편익이 더 크므로, 환경오염저감 신기술의 개발 및 친환경 행동이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만큼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이와 같은 긍정적 외부효과를 해소하여 환경오염예방 및 저감기술의 개발을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사적인 편익과 사회적 편익 간의 간극을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는 기술 개발 지원금을 지급하거나(예: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 보조금) 기술 개발자에게 한시적 독점권 부여하여 기술 개발로 인한 혜택을 로열티 등을 통해 거둬드릴 수 있도록 보장하거나(특허제도), 친환경 소비를 하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예: 전기차 보조금) 등의 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 세금 및 규제가 환경오염을 지나치게 유발하는 현재의 기술에 대한 패널티 부과를 통해 친환경 신기술 개발을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라면, 친환경 신기술 개발자 및 사용자에 대한 보조금은 친환경 신기술 개발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부정적 혹은 긍정적) 외부효과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실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규제, 세금, 보조금 등의 정책을 통해 개입할 때 환경오염 관련 사회적 비용 및 편익을 산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환경오염의 경우 대부분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으므로 시장 가격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학에서는 소비자의 행태에 관한 실증분석을 통해 관련 비용 및 편익을 도출한다. 예를 들어, 대기오염 정도에 따라 주택 가격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대기오염을 피하기 위해 소비자가 어느 정도까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추정함으로써, 대기오염에 따른 사회적 비용 및 대기오염 예방에 따른 사회적 편익을 도출할 수 있다.
시장실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통해 개입하지만, 많은 경우에 이와 같은 개입시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시장의 힘을 빌린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의 경우 탄소배출을 할당량보다 많이 하고 싶은 기업은 비용을 지불하여 탄소배출권을 사고 탄소배출을 할당량보다 더 적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기업은 탄소배출권을 판매하여 이득을 볼 수 있다. 정부의 할당량 규제를 통해 부정적 외부효과에 해당하는 환경오염 발생을 제한함과 동시에, 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탄소배출권 가격 형성 및 거래를 통해 긍정적 외부효과에 해당하는 환경오염저감 신기술 개발을 장려하는 시스템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태양광 에너지 및 풍력 에너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있어서도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통해 기술 개발을 장려하지만, 여러 다양한 경쟁 기술 중 어느 기술이 가장 많이 채택되고 사용될지는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결정되도록 자율성을 주는 것도 비슷한 원리이다.
4.2.2. 정부 정책의 효과에 대한 기존 문헌 논의
세금, 규제, 보조금 등 정부의 여러 정책들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기존 실증 연구들을 살펴보면, 알맞게 도입된 정책들은 기대했던 환경오염 감소 효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정부 정책들의 한계점도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예를 들어, Jacobsen et al.(2023)은[111] 1마일 자동차운행당 허용되는 매연물질량에 대한 규제인 미국 자동차 매연 배출 제한 정책의 효과에 관한 실증분석을 통해 해당 규제가 시작된 1967년 이후 해당 규제로 인해 신차에서 나오는 1마일당 매연 배출량이 99% 이상 감소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더불어 해당 정책이 매연에 크게 기여하는 노후 차량에 대한 규제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용효과성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으며, 매연 배출량이 많은 노후 차량에 대한 자동차세를 추가로 올린다면 비용효과성을 높이면서 추가적으로 매연 방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들이 있기 때문에 여러 정책 도구 중 알맞은 도구를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Muposhi et al.(2022)은[112]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금지 정책의 효과에 관한 문헌 리뷰를 통해 해당 정책은 알맞은 대안의 부재, 효과적인 시행에 대한 정부 감시역량의 한계 등으로 인해 제한적인 성공을 가졌다는 것을 보였으며, Homonoff et al.(2022)은[113]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금지 정책 시행 후 해당 정책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종류의 비닐봉투 사용이 증가하였음을 보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소비자의 인식과 자발적인 동참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환경 정책의 효과가 제한적이며 예상치 못한 부작용 또한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정부 정책이 친환경 기술 개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기존 문헌을 살펴보면, 다양한 정책 도구를 알맞게 사용하여 녹색기술 개발을 촉진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Wang et al.(2021)은[114] 정부가 제공하는 친환경 기술 개발 보조금이 개발 초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어느 정도 단계에 도달한 기술 개발의 경우에는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비용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였으며, Liu et al.(2020)와 Böhringer et al.(2017) [115,116] 또한 정부의 보조금이 친환경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가진다고 분석하였다. Gerarden(2018)은[117] 태양광패널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보조금이 태양광 패널 수요를 증가시킴으로써 시장을 확장시켰으며, 이러한 시장 규모의 증가는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경우 얻을 이윤의 크기를 증가시킴으로써 기업들이 신기술 개발을 추구할 유인을 제공하였다는 것을 실증분석을 통해 보였다. 이러한 결과들을 통해 우리는 기업에게 직접 제공되는 기술 개발 보조금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친환경 제품 구매 보조금 또한 환경오염저감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Veugelers(2012)는[118] 규제, 세금, 보조금 등이 친환경 신기술 개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여러 정책 도구를 동시에 사용할 때 상호보완적으로 정책 효과가 커진다고 평가하였다. Dechezleprêtre and Sato(2017)는[119] 적절한 환경규제는 친환경 신기술 개발을 촉진시킬 수 있지만 규제로 인한 비용이 지나치게 클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Aghion et al.(2016)은[120] 기술 개발에 있어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e)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정부 정책을 통해 친환경 기술 개발 방향으로 기업들을 유도하면 그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미래기술들도 더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개발된다는 것을 보였다. 즉 정부 환경 정책의 효과성을 논의할 때 동태적인 분석을 통해 장기적 효과를 알맞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
4.2.3.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전제: 시민의식의 제고
환경문제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모든 환경문제가 대중 및 정부로부터 동일한 크기의 관심을 받지는 않으며, 사회전체적으로 특정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난 후에야 정부가 개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경블라인드스팟에 해당하는 환경문제들의 경우 해당 오염물질들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에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하지만 환경문제의 발생 및 환경문제해결을 위한 신기술 개발 모두 외부효과로 인해 시장실패를 겪는 문제이기에 정부의 개입이 있어야만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는 점을 고려할 때 환경블라인드스팟에 해당하는 환경문제의 경우 발생 예방 및 사후처리 측면에 있어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문제의 경우 연구결과의 축적, 객관적 사실에 기반한 일반시민대상 정보 제공 및 교육, 인식제고 캠페인 등을 통해 해당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난 후에 정부의 개입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을 실질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다.
또한 모든 환경문제가 정부의 규제, 경제적 유인 제공 등 만을 통해서 해결되지는 않으며 사회적 규범이나 공중도덕을 통한 경제주체의 자발적인 참여 또한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정부가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벌금을 매기거나 금지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매우 중요해진다. 시민들이 해당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자발적으로 얼만큼 노력할지는 해당 환경문제가 어느정도 심각하다고 인식하는지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이므로, 상대적인 인식부족을 겪는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문제들의 경우 이러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 또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환경오염의 위험성에 대한 정보 제공, 인식제고 캠페인 등의 중요성이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문제의 경우 더욱 커진다고 할 수 있다.
기존 문헌에서는 이와 같은 소비자 인식의 중요성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가 제품 구매 결정을 할 때 환경규제를 잘 지키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소비자의 친환경 소비 행동이 기업으로 하여금 환경규제를 잘 지키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한다는 것을 보인 Stafford (2007) [121], 기후변화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해당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지식과 인식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시민들의 인식 향상은 정책 결정과정에서의 적극적인 참여 및 기후관련 정부 정책에 대한 적극적 협조로 이어져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결론지은 Khatibi et al.(2021) [122], 깨끗한 공기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가 클수록 대기오염관련 규제가 더 효과적으로 집행된다는 것을 보인 Greenstone and Hanna(2014) [123]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소비자의 인식과 행동은 정부 규제와 별도로 시장의 메커니즘을 통해 기업에게 친환경적 전략을 택하도록 하는 유인을 직접적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 소비자의 친환경 인식이 강할수록 친환경 신기술 개발이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며, 이 효과는 해당 시장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더 커진다는 것을 보인 Aghion et al.(2023) [124]와 투자자들이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부정적인 언론보도를 경험한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회수하며, 이러한 자금유출이 지속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기업들이 친환경적인 전략을 채택한다는 것을 보인 Gantchev et al. (2022) [125] 등의 결과는 소비자 혹은 투자자의 행동이 정부규제와 별도로 기업의 자발적인 친환경 전략 수행 및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유도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4.2.4. 맺음말
기존 환경문제 관련 경제학 문헌 리뷰를 통해 시민들의 인식과 적극적인 참여가 환경오염관련 정부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기업들로 하여금 환경오염저감 신기술을 개발할 유인을 갖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세금, 보조금, 규제 등 전통적인 방식의 정부 정책 도구를 알맞게 도입하면 외부효과를 어느 정도 해소하여 현재 환경오염발생을 줄이고 미래 환경오염저감 신기술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문제의 경우 그 특성상 해당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위험성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므로, 객관적 연구결과의 축적을 통한 위험성 파악 및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정보 제공, 이에 따른 소비자의 적극적 참여가 전제된 효과적인 정부 정책의 도입이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4.3. 환경블라인드스팟 관련 국제적 대응에 대한 정책학적 고찰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업의 책임 있는 생산과 시민 환경의식 향상이 수반되어야 하며, 이를 공적영역에서 제도화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부분의 환경문제는 초국적(transnational)이며 전 지구적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국내 정책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따라서 국제적 관점의 정책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4.3.1. 환경블라인드스팟 관련 국제기구 및 정책에 대한 논의
국제사회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2015년에 수립하고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17개 목표(goals)와 169개의 세부목표(targets)를 제시하였다. SDGs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것(leaving no one behind)”을 모토로 개도국과 선진국을 아우르는 포괄적 비전 아래 사회발전, 경제성장, 환경보존에 대한 광범위한 정책목표를 포함한다[126,127].
본 논문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환경블라인드스팟 문제의 대상인 미세플라스틱과 휘발성유해물질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환경 관련 목표에서 대기오염 및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수질오염에 주목하여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근거를 찾을 수 있으며[128] (Goal 6, 14, 15), 건강 및 웰빙 측면에서 대기 중 미세오염물질과 미세플라스틱이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129] (Goal 3). 또한, 도시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경제 발전에 따른 플라스틱 사용량과 휘발성유해물질의 방출량 관리의 논거가 제공되고 있으며(Goal 11), 지속가능한 소비 및 생산을 촉진하고 자원 효율성을 높여 공정 중의 대기오염물질과 플라스틱에 의한 환경 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점도 제공하고 있다(Goal 12) [130].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SDGs와 같은 글로벌 의제에 미세플라스틱과 휘발성유해물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음을 지적하며, 명시적인 규정의 필요성을 지적한다[131].
SDGs가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전과 장기적 관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면,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정책적 대응의 정점은 국제협약을 통한 법제화다[132]. 특히, 대기오염물질은 다양한 환경문제 중 국제사회에서 가장 오랜 기간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먼지를 포함한 전반적인 대기질에 대한 ‘Air quality guidelines’을 제시하여 미세먼지(PM), 오존(O3), 이산화질소(NO2) 및 이산화황/아황산가스(SO2) 등의 국제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며[132-134], UN은 몬트리올 의정서(Montreal Protocol on Substances that Deplete the Ozone Layer, 1987)를 바탕으로 오존층 보호를 위하여 염화불화탄소(CFCI), 프레온가스(CFCs), 할론(halon), 수소불화탄소(HFC)④ 등을 규제하고 제한하고 있다.
또한, 협약을 통해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도모하고 있는데 ‘장거리 월경성 대기오염협약(Long-range Trans-boundary Air Pollution; LRTAP)’이 대표적이다. LRTAP은 비록 북유럽 중심의 당사국이 주도하였지만 초국가적 대기오염에 대한 최초의 국제협약으로 1979년 채택되어 1983년에 발효되었다. 이 협약은 이후 8개의 의정서(protocol)로 다양한 SOx, NOx, VOCs 등 오염물질 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감축목표 및 방안에 대하여 제시하였다. 특히, 휘발성유해물질인 VOCs에 대한 논의는 1988년 소피아의정서(Sofia Protocol)을 시작으로 1991년 VOCs 의정서(Control of emissions of VOCs or their transboundary fluxes)와[135] 1999년 예테보리 의정서(Gothenburg Protocol)에서 배출한도 및 배출원 관리, 배출 감소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 마련 의무가 명시되었으며, 기술교류, 자금조달 등 협력방안이 제시되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1990년대 이후 월경성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ANET(Acid Deposition Monitoring Network in East Asia), LTP(Long-Range Transboundary Pollution of China, Japan and Korea), NEASPEC(North-East Asian Subregional Programme for Environmental Cooperation) 등 다양한 다자간 협력체를 구성하였으나, 정보 교환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국제적인 과학기술 협력에도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136,137]. 특히, 대기 모델링이나 모니터링 업무를 다수의 협력체에서 중복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구속력 있는 제도화된 메커니즘의 부재가 지적되고 있다. 선행연구는 정치, 외교, 경제적 문제와 맞물린 동북아지역의 특성상 공동체 의식과 신뢰가 강하지 못한 점과 지역 내 리더십의 부재도 원인임을 밝혔다[137].
이처럼 VOCs를 포함한 대기오염 관련 국제 협약 등 대응은 다른 오염 물질에 비해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활발한 제도화가 이루어져 왔으나, 관련 국제협약이나 국제법이 아직도 매우 단편적이며 지리적 범위, 규제 활동, 규제 물질, 그리고 적용 가능한 원칙과 규칙에는 심각한 격차가 존재한다[138]. 그리고 많은 연구에서 대부분의 대기오염 물질의 경우 초국경적인 특징이 수반되므로 보다 적극적인 국가 간 데이터 수집, 정책 협력, 과학 및 정책 네트워킹을 촉진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139].
다음으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는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최근에서야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140,141]. 그러나, 국제사회의 구체적인 정책적 대응은 아직까지 매우 미진한 실정으로,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여파로 인한 각국의 방역 위기로 플라스틱 사용이 급증하였으며 관련 대응 마련도 지체되었다[142-147]. 미세플라스틱 관련 국제 논의는 유엔환경계획(UNEP)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와 국제해사기구(IMO) 등 관련 국제기구구와의 협력을 위한 기반도 구축하고 있다. UNEP는 플라스틱 폐기물 및 플라스틱 관련 해양 오염 해결을 위해 회원국들이 필요한 정책과 규제 등 조치를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국제 규범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148]. 지역적 관점에서는 유럽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2023년 9월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합성 고분자 미립자 혼합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UNEP는 2022년 제5차 유엔환경총회 (UNEA)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 결의안이 한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 175개국 간에 합의를 거쳐 통과되었다. 이후 핵심 용어의 정의, 플라스틱 유형 범위 등이 규정된 “Zero draft text of the international legally binding instrument on plastic pollution, including in the marine environment” 초안이 마련되었다[149,150]. 흥미로운 점은 협약 완성을 위한 복수의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Fig. 4는 초안 중 의도적으로 첨가된 플라스틱 물질 (intentionally added microplastics) 관련 예시이다. 옵션 1은 당사국이 예외가 명시된 경우를 제외한 의도적으로 첨가된 미세플라스틱 함유 제품의 생산, 제조에 사용, 판매, 유통, 수입 또는 수출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책임을 담고 있다. 옵션 2의 경우, 옵션 1 내용에 더하여 각 당사국이 의도적으로 첨가된 미세플라스틱 함유 제품의 식별 책임을 강조하며, 투명성 제고를 위하여 관련 조치에 대한 정보공유 관련 의무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초안을 바탕으로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 체결을 위한 정부간 협상위원회(INC)가 진행되었으나, 플라스틱 오염 종식 목표 연도 설정 등의 이견으로 최초의 구속력 있는 협약 도출에는 실패했다. 앞으로 두 차례의 회의를 남겨두고 있으며, 마지막 회의인 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가 2024년 11월 말에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선행연구에서도 미세플라스틱 관련 국제사회의 정책적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구속력 있는 목표와 국가 의무를 규정한 협약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으며⑤, [151], 폐기물에 대한 국제협약인 바젤 협약 등 기존 협약으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128,141]. 또한, 국제사회에서 미세플라스틱 관련 논의가 해양 폐기물(marine debris) 또는 해양 쓰레기(marine litter)에 국한되어 논의되고 있으며, 표준 운영 프로토콜의 부재를 지적하는 연구도 있다[131,152]. 게다가 미세플라스틱과 휘발성오염물질과 같은 초국경적 오염물질의 경우, 무해원칙(no harm rule)⑥,만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원인과 출처, 책임, 피해 범위에 대한 식별이 어렵기 때문이다[152-154]. 따라서 플라스틱 쓰레기 외에 전체 플라스틱 수명 주기를 포괄할 수 있는 다중 이해관계자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하는 효과적인 국제적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151].
4.3.2. 현존하는 국제기구 및 국제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정책학적 고찰
그렇다면 환경블라인드스팟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정책적 대응은 효과적인가? 다양한 국가 및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정책에 대한 효과 평가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비교 대상이 되는 가설적 상황(hypothetical situation)의 설정과 각국의 배출 트렌드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을 적절하게 통제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155-158]. 학계에서는 DID (Difference-in-Difference 또는 이중차분법) 등 다양한 방법론을 적용하여 국제 환경 정책의 효과성을 평가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159]. 대표적으로 다양한 환경협약 중 비교적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는 대기오염 관련 협약인 LRTAP의 효과 평가를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오염 물질, 국가, 기간, 분석방법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157,158,160-162].
특히, 국제 정책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협약 자체의 법적 구속력(강제성)을 바탕으로 국내정책으로 전환되는 내재화(internalization)⑦,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163-166]. 국제적으로 마련된 가이드라인 및 규범은 당사국의 사회경제적 상황, 정부 역량, 관점, 의지, 정치체계 등을 기반으로 정책 해석(policy translation)되어 맥락화되고 현지화 된다[163,164,166-170]. 특히, 대부분의 국제 협약은 준수에 대한 강제성보다는 다양한 당사국의 합의와 비준 그 자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으며[171], 당사국의 이행은 주권에 기반한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협약에 대한 비준이 성공하더라도 당사국에서의 실질적인 이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165,168,172]. 대부분의 환경문제는 초국적이고 전 지구적이므로 협약에 참여한 당사국의 환경 상황과 역량은 매우 상이하다. 따라서, 국제적 차원의 정책이 국내정책 집행으로 이어져 환경문제 해결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재화 과정에 대한 고려가 더욱 필수적이다[173,174]. 특히, 미세플라스틱 문제와 같이 발전 정도에 따라 국가간 민감도에 큰 차이가 있는 오염물질의 경우 국제적 관심 합의, 협력이 필수적이다[131].
그렇다면 정책학적 관점에서 국제 환경 정책의 맹점은 왜 나타나는가? 첫째, 관련 지식 및 정보의 한계이다. 효과적인 정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해당 문제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정책의제 설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정보 수집을 통한 문제의 명확한 규명이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신규 오염물질의 경우 과학기술의 불확실성과 과학기술 발전의 한계로 식별 및 검출, 물리화학적 반응, 피해 메커니즘과 범위에 대한 측량 격차가 매우 크다.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내 대사 및 유해성은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실정이며[140,154], 다양한 국가 및 지역을 포괄하는 표준화된 정의 및 유형에 대한 합의도 부족하다[121,141]. 이러한 정보의 한계는 위험 범위 설정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야기하며, 관련 규제 및 정책 수립의 장애요인이 된다. 특히, 환경 정책의 경우, 인간의 사회경제적 행위에 대한 규제를 통한 오염물질 금지, 제한, 감축이 주로 이루어지며, 국제적 차원으로 확장되는 경우 더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황에 봉착한다. 따라서 기술의 발전을 통한 관련 지식과 정보의 생산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정책의제설정(agenda setting) 과정에서 거버넌스의 한계로 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이 아닌 주도 집단, 이익집단의 반발 등이 정책 문제 선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회문제(problem) 중 일부가 문제해결에 대한 합의가 어려워 논쟁의 대상이 되는 사회적 쟁점(issue)이 되고,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어 정부개입의 정당성이 확보되면 공중의제(public agenda)가 된다. 이 중 일부가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도적 개입을 고려하는 정부의제(governmental agenda)가 되어 공적영역에서 정책적 해결을 위한 정책문제 (policy problem)로 채택되는 것이다[175,176]. 이러한 일련의 공식적인 의사결정이 정책의제설정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자가 논의와 설득, 지지확보를 통해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러한 현상은 보다 다원화된 민주 국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176], 한 국가의 범위를 벗어나는 초국가적 환경문제의 경우에는 더욱 두드러진다.
그러나, 국제적인 환경문제는 이해관계자의 범위와 구성의 다양성이 높아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분열이 심화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파리 기후 협약 감축 목표 설정 시에도 석유 및 가스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감축 목표에 부담을 느끼는 반면,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섬나라들은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 관련 문제의 경우에도 많은 국가들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전세계 다양한 국가들의 생산과 소비 패턴, 경제적 이해관계, 재활용 기술의 차이 등으로 인해 국제적인 협력이 쉽지 않다. 이러한 거버넌스의 한계는 중요한 환경 이슈가 정치적, 경제적 논리에 휩쓸려 지속적인 논의와 구체적인 해결방안 모색으로 발전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국제적인 환경문제는 이해관계자의 범위와 구성의 다양성이 높아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분열이 심화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통합할 수 있는 국제기구 및 국제협약을 중심으로 한 상징적 합의 행위가 의미를 갖는다[154,177]. 이를 통하여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유발하고 사회적 압력을 통해 이행을 촉구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131,171].
최근 환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의식이 향상되었으며, 관련 보도가 늘어나며 환경관련 사회 문제가 공중의제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특정 사건이 촉발(trigger) 기제가 되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는 과정에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 논문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미세플라스틱과 휘발성 유해물질과 관련 내용들도 예외는 아니며, 국제적인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책의제로 채택되는 제한적이며, 단기적인 이슈로 휘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반면, 국제협약 등을 통한 국제적 조정 메커니즘이 아직까지 부족하고 많은 경우 분산된 거버넌스 구조로 나타나기 때문이다[151]. 따라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통합할 수 있는 국제기구 및 국제협약을 중심으로 한 상징적 합의 행위가 큰 의미를 갖는다[154,177]. 이를 통하여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유발하고 사회적 압력을 통해 이행을 촉구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132,171].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미세플라스틱과 휘발성유해물질에 대한 국제기구 및 국제정책을 검토하고, 관련 연구를 정책학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과정은 환경블라인드스팟 해결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방안을 모색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4.4. 환경블라인드스팟 관련 소비자 행동 영향 요인
4.4.1. 소비사회와 환경문제, 윤리적 소비자의 등장
소비자의 복지 향상과 지속가능한 소비문화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소비자학 분야에서 환경문제는 중요한 주제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 체제가 구축되면서 본격적인 대중 소비 사회에 접어들게 되었고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 사이클은 환경적 위험과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하였다. 이 때부터 소비자 복지를 저해하는 무분별한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적 담론과 함께 소비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는 관점이 부상하기 시작하였다[178]. 사회적으로 의식있는 소비자(socially conscious consumer), 녹색 소비자(green consumer), 윤리적 소비자(ethical consumer) 등은 이러한 배경 하에서 주목받게 된 새로운 형태의 대안적 소비 실천을 의미한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면서 소비자의 적극적 환경 의식과 환경친화적 소비 실천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윤리적 소비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 역시 늘어났다[179].
윤리적 소비자는 여러 유사한 용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개인의 이익을 제한하더라도 인류와 지구의 안녕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환경적, 사회적 차원을 고려한 소비 행동을 실천하는 소비자로서 정의될 수 있다[180]. 윤리적 소비자들의 친환경행동은 개인의 의지와 신념을 바탕으로, 환경적 차원에서 명확한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행동의 결과를 직접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계획된 행동을 일컫는다[181].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생활협동조합과 같은 대안적인 시스템 이용, 친환경/유기농 식품 구매, 공정무역 제품 구매, 재활용,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 사용 등이 윤리적 소비로 이해되고 있다[182-183]. 이러한 윤리적 소비의 특성은 전통적으로 이해되어왔던 소비에 대한 통념, 즉, 경제적 합리성과 효율성에 의해 작동되는 개인적 차원의 행동이라는 관념을 무너뜨린다. 윤리적 소비는 사적 이익보다는 오히려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사회 참여적 성격이 짙다. 이에, 윤리적 소비를 비제도적 시민참여방식을 실천하는 소비자 시민(consumer-citizen)의 행동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180,184-187].
윤리적 소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많은 연구들은 소비자 시민의 친환경 소비 실천을 촉진하거나 저해하는 요인을 밝히는 데 주력해왔다. 주요한 촉진 요인으로는 환경의식, 환경태도, 사회적 규범 등이 논의되고 있으며, 친환경 소비 행동이 즉각 이행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는 비용, 도덕적 허가 효과, 지식이나 정보의 부재 등이 언급되고 있다.
한편,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과거에는 친환경 소비 행동 분야나 대상을 구체화하기 보다는 포괄적으로 설정된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 들어서 미세플라스틱이나 환경호르몬,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같이 환경블라인드스팟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춰 수행된 연구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환경블라인드스팟에 대한 소비자 행동과 의사결정,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연구는 많이 부족하다. 소비자들의 이행이 절실한 환경블라인드스팟 분야에 대한 소비자학 연구의 공백이 상당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본 논문의 4.4.2-4.4.4절에서는 윤리적 소비자들의 환경블라인드스팟 등을 포함한 친환경 소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촉진 및 저해 요인을 고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윤리적 소비자들의 친환경 행동 연구의 방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4.4.2. 환경블라인드스팟 관련 윤리적 소비 행동에 미치는 영향요인
친환경 소비 행동을 이끄는 영향요인에 대한 논의는 오래 전부터 이루어졌다. 주요한 요인으로는 친환경 태도, 환경의식, 사회적 규범 등을 꼽을 수 있다. 태도는 특정 대상이나 행동에 대한 종합적 평가로서 대상과 그것에 대한 평가 간의 연합을 의미하며 개인의 기억에 존재한다. 행동 의향이나 실제 행동과는 구분되며, 실제 행동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강력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188-189]. 특정 대상에 대한 평가는 부정과 긍정으로 이어지는 범주에서 이루어지며, 태도 강도에 따라 태도 변화나 행동 이행의 정도가 달라진다[188]. 예를 들어, 친환경 태도가 강할수록 친환경 행동에 대한 이행 예측력이 높아지고, 기존 태도가 변화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가장 잘 알려져 있는 태도 이론은 Fishbein & Ajzen(1975) [190]의 합리적 행동이론(Theory of reasoned action, TRA)과 Ajzen (1985; 1991)의 계획 행동이론(theory of planned behaviour, TPB)이다[191-192]. 국내 연구 중 허은정(2011)의[193] 연구는 수정된 계획 행동을 토대로 윤리적 상품에 대한 태도가 윤리적 상품 구매의도에 높은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태도가 보편성 가치나 지각된 소비자 효율 등의 선행 변인과 구매의도 간의 관계를 유의미하게 매개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환경블라인드스팟 관련해서도 태도는 행동의 중요한 예측변인이다. Sun et al.(2017) [194]은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백 사용 의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중국은 2008년부터 플라스틱 백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백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국가로 플라스틱 백 사용 감소 정책의 효과가 미진하다. 연구 결과, 환경 의식과 윤리적 신념이 높을수록 플라스틱 백 사용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플라스틱 백 사용에 대한 호의적 태도는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 통제, 편의성과 함께 모두 플라스틱 백 사용 의도에 유의미한 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Sun et al.(2017)은 환경 의식과 개인의 윤리적 신념만으로는 플라스틱 백 사용 감소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으며, 플라스틱 백 사용에 대한 태도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태도는 명시적 태도(explicit attitude)와 암묵적 태도(implicit attitude)로 구분된다. 명시적 태도는 의식적 수준에서 표현되는 태도로서 명시적 척도에 의해 측정되는 반면 암묵적 태도는 인지하지 못하거나 의식적 개입이 없는 태도를 의미하며 암묵적 척도를 통해 파악된다[195].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나 전통적 규범이 견고하게 뿌리내린 집단에서는 특정 대상에 대한 암묵적 편향성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 내재화된 편향성은 명시적 척도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태도와 실제 행동 간 불일치의 문제도 부적절한 척도의 사용과도 관련이 깊다. 이렇듯 암묵적으로 내재화되어 있는 편향적 태도의 측정이나 태도와 행동 간 불일치 등 명시적 척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암묵적 태도 측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고 다양한 측정기법들이 개발되고 있다[196]. 암묵적 연합 검사(Implicit Association Test, IAT)가 대표적인 기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환경블라인드스팟은 이러한 암묵적 측정 도구가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분야이다. 예를 들어, 미세플라스틱 사용이나 폐기물 처리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규범(예: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절제)과 개인에게 가져다 주는 직접적인 혜택(예: 플라스틱 포장재의 낮은 비용과 손쉬운 가용성 등) 간에 상당한 괴리가 있어서 명시적 태도와 암묵적 태도가 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Menzel et al. (2021)은[197] 단일 범주 암묵적 연합 검사(single-category IAT)와 명시적 척도를 통해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 미세플라스틱 각각에 대한 암묵적, 명시적 태도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암묵적 연합 검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플라스틱 포장재나 폐기물보다 덜 위험한 것으로 평가된 반면, 명시적 연합 검사에서는 포장재와 폐기물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나 두 태도가 상이하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환경의식은 태도와 함께 친환경 행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여겨진다. 환경의식은 환경에 관련 행동에 대한 평가나 환경위기에 대한 염려를 의미한다[198]. 특정 행동에 대한 ‘평가’라는 정의를 고려할 때, 환경의식을 태도의 일종으로 이해하는 관점이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서 환경의식은 태도와 실증적으로 구분되어 측정되고 있으며, 개념적 차원에서도 환경에 대한 개인의 지향성이나 환경위기에 대한 염려[199]를 환경의식으로 이해하고 있고, 태도와는 별개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선행 연구들은 환경의식을 친환경 제품 구매 의도나 환경 친화적 행동 의도를 예측하는 중요한 영향요인으로 실증하고 있다[179,200]. 예를 들어, Moshood et al. (2022)은 플라스틱 수입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일반 플라스틱 사용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의 전환 의도에 미치는 변수들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환경의식이 높을수록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의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규범 역시 친환경 행동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앞서 언급했던 합리적 행동이론(TRA), 계획행동이론(TPB)이 공통적으로 다루는 중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사회적 규범이다. 사회규범이란 사회구성원들 내에서 이루어진 합의를 바탕으로 사회적 제재로 인해 강요되는 규칙을 의미한다[201]. Ozcaglar-Toulouse et al.(2006)은[202] 수정된 계획이론을 통해 공정무역 제품 구매의도에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공정무역 제품 구매 정도에 따라 사회규범의 영향력이 상이하게 나타났는데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해본 적이 없거나 거의 구매하지 않는 집단에서는 사회규범의 설명력이 유의했으나 정기적으로 공정무역을 구매한 집단에서는 사회규범의 설명력이 유의하지 않았다.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Lee et al.(2018) [203] 연구에서도 사회적 규범이 공정무역 커피의 구매의도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나타났고 세계시민의식(cosmopolitanism)과의 상호작용 효과를 살펴본 결과, 세계시민의식 수준이 높은 집단에서 사회적 규범의 영향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블라인드스팟 문제에서도 사회적 규범의 영향력은 유효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Borg et al.(2020)은[204] 규범적 행동이론(Theory of normative social behavior 또는 TNSB)을 토대로 플라스틱 백, 일회용 빨대, 일회용 컵, 테이크아웃 용기 등 다양한 품목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회피 의도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규범을 의미하는 설명적 규범 요인이 일회용 플라스틱 회피를 가장 강력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적 제재로서의 명령적 규범 요인을 포함한 나머지 변수들의 설명력은 상황에 따라 사라지거나 사회적 규범과 행동 간의 관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인의 태도, 환경의식, 인지된 사회적 규범 정도가 모두 높다고 해도 이것이 반드시 친환경 소비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먼저, 비용은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행동 실천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자 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일한과 한주희(2009) [205] 연구에서는 환경의식과 친환경행동 간 일치 정도에 따라 그린소비자, 유사그린소비자, 비그린소비자 성향으로 구분하고 환경비용 추가지불의지의 영향력을 살펴보았는데, 연구 결과 그린소비자 성향과 유사그린소비자 성향은 추가비용 지불 의지를 높이는 반면, 비그린소비자 성향은 추가비용 지불 의지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주원과 조소연(2021) [206] 연구에서도 환경보호 비용지불의사가 높은 집단과 달리, 비용지불의사가 낮은 집단에서는 환경의식과 친환경 소비행동 간 상호작용 효과가 사라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비용 외에도 많은 소비자들의 친환경 행동을 지연시키는 요인 중 하나는 도덕적 허가 효과(moral licensing effect)와 관련이 있다. 도덕적 허가 효과는 선한 행동을 한 이후에 이를 면죄부 또는 보상처럼 여겨, 선하지 않은 비도덕적 후속 행동을 더 많이 하는 현상을 의미한다(Merritt et al., 2010).[206]. 친환경 제품 구매맥락에서의 도덕적 허가 효과를 실증한 대표적인 연구 중 하나는 Mazar and Zhong(2010) [207]의 실험 연구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친환경 제품에 단순 노출된 소비자들은 일반 제품에 노출된 소비자들보다 더 이타적으로 행동하였지만, 단순 노출이 아닌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거나 구매한 소비자들은 비교 집단에 비해 돈을 훔치거나 속임수를 사용하는 등의 이타적이지 않은 후속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도덕적 허가 수준은 기존의 전통적으로 논의되어왔던 주요 변인들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거나 친환경 소비 행동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4.3.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윤리적 소비 연구의 연구 방향
환경위기를 타개하는 데 있어 윤리적 소비자들의 친환경 의사결정과 행동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윤리적 소비자들은 개인의 사적 이익보다는 환경보호나 지속가능한 사회를 도모하고자 하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친환경 소비를 이행하고 있으며 소비자-시민의 책임감과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 친환경 태도, 환경의식, 사회적 규범은 친환경 소비행동을 예측하고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 비용이나 도덕적 허가 효가 등은 친환경 소비 행동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성은 환경블라인드스팟 문제에서도 그대로 유효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윤리적 소비자들의 역할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입장에 따르면, 윤리적 소비는 사회변화를 위한 소비자-시민의 효과적 실천방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현대 자본주의 통치전략에 의해 환경문제를 개인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고 사회 구조적 모순을 은폐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올 뿐이다[208,209]. 또한 집단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개인화된 소비 행동은 사회변화를 일으키기에 역부족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환경블라인드스팟과 같이 여러 원인으로 인하여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사안들의 경우, 더욱 개인 소비자의 역할과 책임감에만 호소해서는 기대하는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소비자들이 손쉽게 접근 가능한 친환경 제품 생산, 정보 및 지식의 전달, 사회적 규범의 형성 등 기업과 정책적 개입이 구조적으로 지원되지 않으면, 개인 소비자의 힘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담보할 수 없다. 개인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의 변화와 더불어 정부의 정책 변화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 제도적 차원에서의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윤리적 소비자들이 친환경 행동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도록 개인 소비자의 연구뿐만 아니라 정책적 개입과 기업의 역할에 대한 연구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5. 결론: 초학제적 융합연구 요약 및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사회문제 해결 모색 방향성
포스트코로나 시대 1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급격한 증가 및 수도권매립지 연한 만료(2025년) 등이 불거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미세먼지, 악취 등 신종 유해물질에 대한 시민들의 두려움과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환경호르몬, 미세플라스틱, 휘발성유해물질(Volatile Organic Compounds 또는 VOCs) 등과 같이 시민 안전 및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세유해물질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유래되는 유해물질은 다양하며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고 관련 연구도 최근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더불어 플라스틱에 함유된 첨가제의 유해성 또한 간과하기 어렵다. 플라스틱 가소제 등에서 발견되는 물질은 내분비교란물질로 분류되어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플라스틱 가소제로 사용되는 프탈레이트 계열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으며 비스페놀 A 사용도 제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3년에 미세플라스틱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하였다.
VOCs의 대표적 발생원은 생활환경에서의 발생이다. 최근 생활 화학용품에서 독성이 높은 VOCs가 심각한 건강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고 미국 캘리포니아는 이에 관련된 조사 작업을 실시하고 리스트를 완성하였다. 플라스틱 류에 비하여 VOCs의 연구 및 규제는 아직 제한적이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포름알데히드와 총 VOCs에 대하여 실내공기질 관리기준은 마련되어 있지만 생활용품 전 품목에 대한 VOCs에 대한 법규 및 규제는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폐플라스틱에서 유래되는 미세유해물질(미량오염물질)은 기존의 전통적인 하수처리공정에서 잘 제거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다양한 환경매질에서 빠른 속도로 오염⸱확산되므로 완전 제거 혹은 무기화(mineralization)를 위한 안정적인 처리 기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물질을 제거 할 수 있는 처리 기술 및 기법으로 흡착, 고도산화처리, 막분리 기술과 전기화학적 방법, 생물학 분해 방법 등이 있다.
VOCs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비용, 효율적이며 건강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 이하로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VOCs 처리 기술은 처리과정에서 VOCs 분자가 파괴되는지 여부에 따라 비파괴적 기술(회수 기술이라고도 칭함)과 파괴적 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비파괴적 기술에는 응축, 흡착, 흡수 및 막 분리 기술이 포함되고, 파괴적 기술에는 연소, 촉매 산화, 광촉매 산화, 비열 플라즈마 및 생물학적 기술이 포함된다.
환경블라인드스팟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정보 전달을 포함하여 환경 친화적 행동을 유도하는 공중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공중 캠페인은 크게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여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저감 활동과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예방 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각각 정책적 노력에 중점을 둔 것과 개인의 행동 실천에 중점을 둔 것으로도 나누어 볼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예방과 저감 행동 모두 개인적인 설득 커뮤니케이션과 캠페인을 통한 행동변화를 통해서만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이고, 사회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문제해결 방법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메시지와 미디어 전략을 통한 개인의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것과 함께 사회적인 차원의 문제해결을 위한 합의 창출(consensus building)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노력도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기존 환경문제 관련 경제학 문헌 리뷰를 통해 시민들의 인식과 적극적인 참여가 환경오염관련 정부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기업들로 하여금 환경오염저감 신기술을 개발할 유인을 갖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세금, 보조금, 규제 등 전통적인 방식의 정부 정책 도구를 알맞게 도입하면 외부효과를 어느 정도 해소하여 현재 환경오염발생을 줄이고 미래 환경오염저감 신기술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문제의 경우 그 특성상 해당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위험성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므로, 객관적 연구결과의 축적을 통한 위험성 파악 및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정보 제공, 이에 따른 소비자의 적극적 참여가 전제된 효과적인 정부 정책의 도입이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대부분의 환경문제는 초국적(transnational)이며 전 지구적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국내 정책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따라서 국제적 관점의 정책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SDGs가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전과 장기적 관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면,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정책적 대응의 정점은 국제협약을 통한 법제화다. 특히, 대기오염물질은 다양한 환경문제 중 국제사회에서 가장 오랜 기간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되었다. 또한, 협약을 통해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도모하고 있는데 ‘장거리 월경성 대기오염협약(Long-range Trans-boundary Air Pollution; LRTAP)’이 대표적이다.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는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최근에서야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정책적 대응은 아직까지 미진한 실정으로,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선행연구에서도 미세플라스틱 관련 국제사회의 정책적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환경위기를 타개하는 데 있어 윤리적 소비자들의 친환경 의사결정과 행동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윤리적 소비자들은 개인의 사적 이익보다는 환경보호나 지속가능한 사회를 도모하고자 하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친환경 소비를 이행하고 있으며 소비자-시민의 책임감과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 친환경 태도, 환경의식, 사회적 규범은 친환경 소비행동을 예측하고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 비용이나 도덕적 허가 효가 등은 친환경 소비 행동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확인되고 있다. 환경블라인드스팟과 같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사안들의 경우, 더욱 개인 소비자의 역할과 책임감에만 호소해서는 기대하는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소비자들이 손쉽게 접근 가능한 친환경 제품 생산, 정보 및 지식의 전달, 사회적 규범의 형성 등 기업과 정책적 개입이 구조적으로 지원되지 않으면, 개인 소비자의 힘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담보할 수 없다.
환경블라인드스팟 환경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업의 책임 있는 생산과 시민 환경의식 향상이 수반되어야 하며, 이를 공적영역에서 제도화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시민-기업-정부의 구조적 역할과 영향을 이해하고 윤리적 소비자의 문제 인식 및 적극적인 참여, 공중 캠페인과 교육, 기업의 친환경 신기술 개발 유인을 위한 실효성있는 정부의 환경정책이 필요하다.
Notes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의미한다.
미량오염물질과 유사한 개념이다.
회수 기술이라고 칭한다.
2016년 키갈리 개정안(Kigali Agreement)에 포함되었다.
플라스틱 관련 국제선박오염방지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Prevention of Pollution from Ships, MARPOL)과 런던 협약이 있으나, 이는 의도적인 폐기물 투기로 인한 선박에 의한 오염을 대상으로 한다.
무해 원칙은 특정 국가 중심의 환경 문제가 자국의 관할권이나 통제 범위를 벗어나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경우 이를 규제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Duvic-Paoli, 2020).
국내화, 제도화, 정책화 과정이라고도 한다.
Acknowledgements
이 성과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융합선도연구센터 (CRC) 연구입니다(No. RS-2023-00217228).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연구아이디어 정립에 도움주신 이화여자대학교 김용표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Notes
Declaration of Competing Interest
The authors declare that they have no known competing interests or personal relationships that could have appeared to influence the work reported in this paper.